‘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전북 연극계에서도 성폭력 가해자가 잇따라 밝혀진 가운데 가해자가 이끌던 극단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6일 전주지역 A 극단 B 대표의 성폭행 사건이 밝혀지자 B 대표가 이끄는 A 극단은 7일 새벽 해체를 결정했다.
A 극단은 성명서를 통해 “ ‘미투’를 통해 용기 내주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순 없지만 이런 일들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임을 알고 함께 공연을 했던 선배, 동료, 후배들로서 그 아픔에 대해 부끄럽고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극단 모든 단원들이 책임을 통감하는 뜻으로 7일 자로 극단을 해체하고 극단의 모든 지원사업과 활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최경성 전 대표가 만들었던 극단 명태 역시 전북연극협회에서 영구 제명됐다. 단원들은 ‘명태’의 이름으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극단 내 피해자가 추가로 밝혀지는 등 심각성이 더해져 더이상 활동이 어려워졌다.
‘극단 해체’가 단원들에게는 일자리를 잃는 것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피해자·가해자 규명 조사는 계속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극단 내부에 방조자가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고 또 다른 피해자나 가해자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에서 ‘꼬리 자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A 극단 관계자는 “사건이 번질까 우려한 면피용 결정이 아니다”며 “전 단원의 긴 논의 끝에 해체가 도의적인 책임과 사과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8일 열리는 전북연극협회 긴급 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연극계 성폭력 피해 후속 대처 방안 및 방지 대책은 물론 묵과됐던 극단 내부 문화나 추가 피해 여부, 피해자 및 사태와 관련 없이 해체된 극단 단원들의 2차 피해 방지 방안 등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도내 연극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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