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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은 평등' 외친 정여립 소설로 만나다

본보 신춘문예 출신 박이선 씨, 출간
역사 속 묻혀 있는 정여립의 삶·죽음 촘촘히 그려내

▲ 장편소설 ‘여립아 여립아’를 펴낸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박이선씨.

역사 속 정여립(1546~1589)의 모습은 전제왕권에 도전한 반역자 등 부정적인 기록으로 덧칠돼 있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과 혼정편록, 연려실기술, 대동야승 등 기축옥사와 관련한 역사 내용을 살펴보면 정여립에 대한 오해가 상당했음을 깨닫고 시대를 앞서간 그 사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정여립은 성리학이 지배하던 조선시대,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대동계(大同契)를 조직한 인물이다. 장편소설 <여립아 여립아> 의 저자 박이선 씨는 정여립을 영국 올리버 크롬웰보다 앞선 공화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시대를 앞선 그 사상이 조선시대에 어울리지 않았던 것뿐입니다. 이런 인물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묻혀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를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인물로 불러올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소설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정여립과 대동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 특히 동후가 의병들을 모아놓고 말하는 대목은 정여립의 혁명적인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나라 조선은 임금의 나라도 아니요 양반의 나라도 아니다. 우리가 여기에 죽기를 각오하고 모인 것은 사랑하는 내 피붙이들을 위함이 아닌가. 옛 성현들도 말하기를 백성이 나라의 기본이요 무거운 존재라고 했다. 천하에 어찌 주인이 따로 있겠는가. 천하는 공물(公物)이니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인 것이다.” (본문 중 일부)

이 책은 역사 속에 묻혀 있는 정여립의 삶과 죽음을 촘촘히 그려낸다. 정여립, 정철, 송익필, 지함두, 변숭복 등 당대 인물들은 철저한 사료 고증을 거쳐 작품 속에서 되살아난다. 또 저자는 마치 르포르타주(기록문학)처럼 당대의 역사를 정교하게 묘사하면서 정여립과 기축옥사(己丑獄事, 정여립 모반으로 일어난 동인과 서인 간의 정쟁)의 전말을 드러낸다. 기축옥사를 각각 인물의 시점으로 총체적으로 묘사해 역사의 한 장면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도록 했다.

남원 출신 박이선 씨는 201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하구’로 당선됐다.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춘포> , <이네기> , <이어도 전쟁> 이 있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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