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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미분하고 선을 적분하면 - 서상옥

▲ 서상옥

까마득하게 잊혔던 옛날, 어느 천재 소년의 일기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악을 미분하고 선을 적분하면 얼마나 좋은 나라가 될까?”라는 어린 소년의 티 없이 맑은 글이다.

2014년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는 “한국의 침몰”이라는 뉴스로 해외 토픽에 오를 만큼 지구촌에 큰 충격을 주어 아직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4월의 잔인한 봄바람이 아름답게 피어날 꽃송이들을 검은 파도 속에 묻어버렸다. 그야말로 온 민족에게 슬픔과 분노를 안겨준 “대한민국의 침몰”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서해훼리호 사건에 이어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와 대구지하철 참사 등 사전 대책이 없었던 인재를 겪었다. 그러면서도 다시 진도 앞바다에서 안전 불감증 없이 대형 사고를 유발했다. 소위 조선 강국이 되었다고 떵떵거리던 우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하필 일본에서 20년이 다 되어가는 폐선을 사들여 균형을 잡지 못할 정도로 5층까지 증축해서 평형수도 빼낸 채 과중한 선적으로 운행하다 참변을 당했다.

무책임한 선장과 비정규직인 선원들이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을 고스란히 배 안에 묻어놓고 자기들만 빠져나온 장면을 보고 온 국민들과 유족들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 것은 세월호 실소유주가 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구원파 교주로 종교를 빙자한 사기범이었으며 그 아들과 일가친척들이 모두 신도들로부터 거둬들인 재산으로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었단다.

우리나라 사회문화와 정치, 경제, 교육, 국방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구멍 난 곳이 어찌 이런 종교 단체뿐이었던가? 그야말로 악의 원천인 부정부패가 만연하여 모두 도둑놈 천국이라는 유행어가 또다시 회자되었다. 황금만능주의 속에 살아가고 있는 현대 우리 사회는 윤리 도덕이 무너지고 개인의 영리에만 눈이 어두운 욕망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국민 소득이 아무리 높아가도 OECD 국가 중에서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하위권이라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그동안 큰손으로 경제를 흔들었던 사건이나 정계를 어지럽혔던 각종 게이트는 모두 우리나라 부정부패의 표본이었다. 민주투사를 총칼로 다스리던 정권이나 당리당략에 혈안이 된 정치가들이 오히려 사회를 불안하게 했었다. 또한 일류대를 나온 엘리트들이 그들의 시녀가 되어가는 현실들에 가슴이 너무 무겁다. 때로는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가 염려된다.

이제부터라도 진정 부실하게 살아가는 악의 뿌리는 하나도 없이 미분해야 하지 않을까? 항상 지난날을 망각하고 사는 우리 민족의식이 새로워졌으면 한다. 우왕좌왕하지 않고 오직 진리를 찾아 정의롭게 살아가는 지혜가 아쉽다. 진리는 부정할 수 없는 공리다.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직선인 것처럼 자명한 것이라고 본다. 국가사회를 바르게 이끌어가는 지혜,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가는 사회, 선을 쌓아가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악을 미분하고 선을 적분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그동안 좌절과 허탈감으로 가득했고 이러한 상처들을 치유하며 살았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좋은 나라는 국민을 향한 리더십, 성숙한 국민의식, 개인의 노력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 준비된 국민들이 더 좋은 국가와 리더를 만들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성숙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

△서상옥 씨는 ‘대한문학’ 수필, 월간 ‘한국시’ 시로 등단한 수필가이자 시인이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 <옛날은 가고 없어도> , 시집 <아득한 별들의 고향> 등 다수가 있다.

■ 고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보도문

본 인터넷 신문은 2018년 03월 08일 ‘오피니언’면에서 「악을 미분하고 선을 적분하면 - 서상옥」이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실소유주가 전 세모그룹 회장 유병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구원파 교주로 종교를 빙자한 사기범이었으며 그 아들과 일가친척들이 모두 신도들로부터 거둬들인 재산으로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었단다.”라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고 유병언 전 회장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으며, 최근 관련 재판에서 청해진해운 주식의 실소유자라고 특정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고 유병언 전 회장 측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서 교주로 추앙받은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자녀 및 일가친척들이 신도들의 재산을 착취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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