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겪고 있는 불행들은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거나 선택의 잘못에서부터 비롯
당신의 삶에서 추구한 첫 번째의 목표는 뭐였느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시렵니까? 사람마다의 인생관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사람들의 답은 거의 부귀, 명예, 쾌락의 세 가지로 귀결될 것이다. 개인마다 간절한 사연을 지닌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는 묘한 심리가 작동하면서 인간 특유의 간사함을 간직하고 있다. 열 번 잘해줬다가도 어쩌다가 저지른 한 번의 실수로 등을 돌리는 경우를 우리들은 허다하게 볼 수 있었다.
식사 후에 먼저 식대를 계산하려고 서로 밀치기(?)를 벌이는 모습들은 상대방과의 관계유지를 위한 것이며, 전화로 안부를 먼저 묻는 것은 마음속에 늘 상대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들이 바로 사람냄새 훈훈한 인간관계다.
빈 병에 술을 부으면 술병이 되고, 물을 넣으면 물병이 되듯, 사람들로부터 세평(世評)을 받아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은 본인의 언행에서부터 비롯된다. 잘난 체만 하는 사람은 매사에 우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줄도 모르는 불쌍하고 우매한 바보다.
오늘 만난 누군가에 의해 나도 모르게 인생행로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며, 내면에 숨겨진 꾸미지 않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몇 번이나 가져보았을까? 해와 달의 교차가 반복하다 보면 열정을 다해 능력을 펼쳐냈던 일터에서 어느 땐가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정년퇴직이라는 수료증을 받아 쥐는 그 모습은 존경스러우면서도 서글픈 일이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가 바로 삶의 여정(旅情)이다.
세계 3대 악처(惡妻)였다고 불리는 크산티페(Xan-thip-pe- 그리스어로 ‘금발의 여인’이란 뜻의 ‘크산티페’가 영어로는 악처라는 뜻이다)의 폭풍 같은 잔소리를 평생 동안 듣고 살아가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제자들과 환담을 하면서 자연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어느 가을 날 사과농장 길을 거닐고 있었다.
제자들이 ‘인생이란 무엇이라고 정의를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저기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밭에서 가장 마음에 들거나, 맛이 좋겠다고 생각되는 아름다운 사과를 하나씩만 골라오라’고 했다. 그들이 신중을 다해 고른 사과를 들고 사과밭 끝에 다다랐을 때, 소크라테스는 “모두들 마음에 드는 사과를 골라 왔겠지?” 하고 물었는데도 서로의 눈치만 보고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제자들에게 “왜 자기가 선택한 사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느냐?” 다시 물었을 때, 제자들이 ‘선생님 한 번만 더 다시 골라오면 안 될까요?’ 라고 반문했다.
소크라테스는 “되돌릴 수 없는 한 번뿐인 선택의 길을 걸어야 하는 삶, 이게 바로 인생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일회성으로 매듭짓는 인생길의 선택, 이렇게 ‘인생이란 연극은 리바이벌(revival)’이 될 수 없지 않은가?
일상생활에서 타이밍만 잘 맞춰 준다면 삶의 퍼즐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우리들은 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길에서 갈등을 느끼거나, 아니면 별 생각 없이 선택을 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자기의 의지대로 옳고 좋은 선택을 했을 때는 그리 큰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순간 무심코 선택한 길이 지향했던 꿈에서 빗나간 결과의 책임은 유감스럽지만 자신의 몫일 수밖에 없다. 자신이 겪고 있는 모든 불행은 능력의 한계를 벗어난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거나, 아니면 허세나 과욕이 부른 선택의 잘못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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