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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악습 뿌리 뽑겠다"

전북연극협회·미투위드유 비대위, 자정 결의
성폭력·부당 관행구조 등 2개 분야 조사키로

▲ 12일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전북 연극계 성폭행 사건 기자회견이 끝나고 연극협회 소속 연극인이 동료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현욱 수습기자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와 ‘전북 연극인 Me too With you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 연극계에서 성폭력을 비롯한 악습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민철·전춘근·이도현·권지인·박규현·유가연 등 연극인 20여 명은 최근 도내 연극계에서 잇따라 발생한 ‘미투’ 성폭력 고발에 대해 먼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 8일 긴급 총회에서 장시간 토론을 나눈 결과, 근본적으로 연극인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깨달았고 자정 결의를 했다”며 “연극인들 각자가 이제야 성찰하는 것에 대해 자책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한 성폭력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도 발표했다.

비대위는 전북연극협회 집행부를 제외한 일반 연극인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북연극협회 산하 기구는 아니지만 협회 임원진이 제의해서 꾸려진 독립적인 위원회로 상당한 권한을 가진다.

활동 기간은 협회 차기 총회 때까지다. 이후 총회를 통해 위원을 재신임 및 재구성하고, 전북연극협회 산하 전문 기구로 발족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비대위는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피해 사례를 받는다. 각 극단을 방문해 피해 사실 신고를 위한 창구에 대해 설명한다.

피해 사례는 성폭력 문제나 연극계의 부당한 관행·구조는 물론 간접적으로 들은 피해나 풍문까지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메일로 받은 사례를 성폭력 문제(진상조사)와 연극계의 부당한 관행·구조(실질조사) 등 2개 분야로 분류해 조사한다.

조사를 통해 드러난 가해자에 대해서는 전북연극협회 제명, 지역 내 협업 배제 등 기존 ‘미투 운동’을 통해 밝혀진 가해자와 같은 수위의 징계를 내릴 계획이다.

비대위는 피해 사례로 접수된 성폭력 행위에 대해 사실 확인 등이 어려울 경우 여성 단체와도 연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미투 운동으로 해체된 극단의 단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 발판 마련 방안도 고민 중이다.

연극인들은 “가해자는 철저히 퇴출하고 피해자 곁에 서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각고와 노력을 실행해 환골탈태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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