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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살인 환경미화원 현장검증] 담담하게 범행 재연…시민들 욕설 퍼부어

소각장 적치 등 태연…“금전적 문제 아니다” 부인
지켜보던 시민들 “큰 쓰레기봉투만 봐도 무서워”

▲ 환경미화원 살인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21일 이모 씨가 전주시 중인동에서 자신이 유기한 시신을 쓰레기 수거차량에 싣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 환경미화원 살인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21일 이모 씨가 전주시 중인동에서 자신이 유기한 시신을 쓰레기 수거차량에 싣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15년 지기 동료를 살해한 뒤 쓰레기봉투에 담아 내다 버린 ‘환경미화원 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이 21일 열렸다.

현장검증은 범행이 벌어진 이모 씨(50)의 원룸과 사체를 유기한 전주시 중인동의 한 쓰레기 배출장, 전주권 소각자원센터 등 3곳에서 이 씨의 범행 행적을 따라가며 진행됐다.

이날 오후 1시 40분 전주시 효자동 이 씨의 원룸 앞에 이 씨를 태운 호송차량이 도착했다.

찢어진 청바지에 빨간색 점퍼를 입고, 베이지색 모자와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씨가 포승줄에 묶인 채 경찰관들에 이끌려 최근까지 거주했던 자신의 1층 원룸 안으로 들어갔다.

인근 원룸 주차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눈빛은 비 오는 궂은 날씨처럼 차갑기만 했다.

범행이 벌어진 5평 남짓한 방 내부에는 쓰레기가 가득했고,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헌 옷가지는 침대 위에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고, 사람이 살았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엉망인 상황이었다.

범행은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만한 침대 옆에서 이뤄졌다. 범행을 재현한 이 씨는 몸싸움 끝에 피해자 A씨를 깔고 앉아 목을 졸라 살해했다. 피해자의 코와 입술에서 피가 나온 것을 봤다는 진술도 나왔다. 하지만 한동안 닦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A씨를 살해한 뒤 검정 봉투로 시신을 씌우고 옷을 같이 넣어 부피가 큰 일반 쓰레기로 보이도록 위장했다.

100리터 들이 쓰레기봉투 2장으로 시신을 한 번 더 감싼 뒤 테이프로 감고 원룸 앞에 주차된 자신의 차 트렁크에 실었다.

원룸에서의 현장검증이 끝나고 호송차량에 오르는 이 씨에게 환경미화원 동료로 보이는 한 50대 남성은 “OO이 X새끼야. XX놈아”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씨와의 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당 남성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 채 사라졌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본 한 시민은 “가까운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다”며 “요 며칠은 큰 쓰레기봉투가 쌓여있는 것만 봐도 무서웠다”고 말했다.

원룸을 떠난 호송차량은 이 씨가 사체를 최초로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인동으로 향했다.

이 씨는 봉투로 감싼 시신을 차에서 내려 생활폐기물 배출장소 쓰레기 더미 뒤쪽에 숨기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후 이날 현장검증을 위해 미리 준비된 쓰레기 수거 차량에 시신을 실은 뒤 전주권 소각자원센터로 이동해 쓰레기를 소각장에 적치했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이 씨는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재연할 뿐이었다.

계획적 살인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아닙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왜 살인했냐는 질문에는 “술 먹고 다툼이 있어 싸우다 그랬다”고 했다. 금전문제 때문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건 아니다”며 고개를 숙인 채 호송차량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이 씨가 구청에서 나온 동료의 휴직수당을 가로채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금전 관계로 인한 범행 가능성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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