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에 군산행 비행기 ‘회항’·위도여객선 ‘대기’
환경기준 일평균 50→35, 연평균 25 →15㎍/㎥강화
봄을 맞아 기승을 부리는 안개와 연무에 미세먼지까지 겹치며 전북의 봄 하늘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의 잿빛 하늘은 항공기를 돌리고, 여객선을 세웠다. 미세먼지는 도민들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
△배도 멈추고 비행기도 돌리고…“아이와 산책은 꿈도 못 꿔”
지난 25일 군산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는 오전 항공 노선이 새로 증편돼 전북~제주간 1일 생활권이 열렸다.
그러나 운항 첫 날 제주에서 군산으로 오던 여객기가 짙은 안개에 가로막혀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송하진 도지사를 포함한 전북도 공무원들은 전북과 제주 1일 생활권 체험을 위해 제주로 향했지만, 돌아오는 여객기가 안개로 회항하며 일부 공무원들은 제주에서 하루를 더 묵을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날 부안 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위도로 운항하는 여객선도 짙은 안개로 운항 통제와 대기가 이어졌다.
전북의 하늘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세먼지에 신음 중이다.
익산에서 두 살 배기 딸을 키우는 한모 씨(32)는 “날씨가 따뜻해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갈까 했는데, 휴대전화에 울리는 미세먼지 주의보 소식에 포기했다”며 “매일 울리는 주의보 알림도 스트레스인데, 안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26일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전북지역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나쁨(51∼100㎍/㎥)’을 나타냈다.
지난 주말(24~25일)에 이어 사흘째 초미세먼지 나쁨 상태가 계속되며 도민들의 건강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초미세먼지 농도는 완주 77㎍/㎥, 전주 75㎍/㎥, 익산 70㎍/㎥, 정읍 52㎍/㎥를 나타냈으며, 27일에도 전북권 초미세먼지 나쁨이 예보됐다.
△초미세먼지 기준 강화…“겁먹지 말고 대비하세요”
27일부터 초미세먼지 대기 환경 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되며, 초미세먼지의 예보 등급 농도 기준도 강화된다.
초미세먼지(PM 2.5)의 환경기준이 하루평균 50에서 35㎍/㎥, 연평균 25에서 15㎍/㎥로 각각 강화됨에 따라 초미세먼지의 예보 등급도 모두 강화된다.
‘나쁨’ 등급은 현행 51에서 36㎍/㎥으로, ‘매우 나쁨’ 등급은 101에서 76㎍/㎥로 변경돼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전북지역의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금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 경보 발령 기준도 7월1일부터 대폭 강화한다.
27일부터 강화되는 기준을 적용하면 2017년 기준으로 초미세먼지 ‘나쁨’일수는 전북 평균이 26일에서 94일로 증가한다.
전주는 18일에서 60일, 군산 23일에서 69일, 익산 67일에서 138일, 정읍 35일에서 84일, 남원 23일에서 85일, 김제 33일에서 107일, 완주 23일에서 37일, 진안 3일에서 14일, 고창 28일에서 78일, 부안 22일에서 78일이다.
개정안에 맞추면 주의보 발령일수도 전북 평균 10일에서 26일로 증가한다. 전주는 10일에서 19일, 군산 11일에서 29일, 익산 39일에서 84일, 정읍 22일에서 42일, 남원 9일에서 28일, 김제 17일에서 40일, 완주 7일에서 10일, 진안 1일에서 6일, 고창 13일에서 29일, 부안 12일에서 34일로 늘어난다.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채수천 대기환경과장은 “봄철 북서 계절풍의 영향으로 중국 사막에서 오는 황사와 대도시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한반도로 대량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준 강화로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나쁨 예보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채 과장은 “도민들께서도 더욱 경각심을 가져달라”며 “외출이나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 야외활동을 해야 할 상황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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