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은 한 인간의 탄생, 즉 아이의 출산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선조들은 태기가 있을 때면 장미역부터 마련했다. 꺾지 않고 말린 미역을 장미역이라 하는데, 산모가 아이를 잘 낳고 태어난 아이도 오래 살 수 있게 도와준다는 의미가 있다.
산모의 방 한쪽에 상을 놓고 그 위에 장미역과 쌀을 올려둔 것이 삼신할미상이다. 삼신할미는 아이의 출산과 성장을 관장하는 신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삼신할미상의 미역국을 통해 건강과 복을 받기를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미역국을 먹는다’는 말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미끄러져서 떨어진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뜻으로 사용되었을까?
많은 사람은 미역국의 미역이 미끌미끌하니까, 그렇게 사용된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하지는 않지만, 이 말도 유래가 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우리나라 군대를 강제로 해산시켰을 때 그 ‘해산’이란 말이 아이를 낳는다는 ‘해산’과 말소리가 같아서, 해산할 때에 미역국을 먹는 풍속과 관련해 이 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미역국을 먹었다’는 말은 ‘해산’ 당했다는 말의 은어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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