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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정도상 상임이사 "남북의 말과 글 통일 선행돼야 모든 장벽 무너뜨린다"

북한 뿐 아닌 한반도 비핵화 중요
화해협력 시대 넘어가는 과도기
남북통합국어사전 70% 완성돼
협의 늘려3년 이내 편찬이 목표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통일된 말과 글의 필요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같지만 어딘지 다른 남과 북의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릴 공통된 한글사전의 편찬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남과 북의 말과 글을 사전으로 펴내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의 중심에 익산의 정도상 작가가 남측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일보 칼럼진으로 활동했던 그는 이미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편찬 작업의 실무 책임자로 활동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중단됐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겨레말큰사전의 편찬 작업이 북한이 아닌 남측에서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는 것은 새로운 아픈 사실로 다가온다. 그는 남과 북이 같은 언어와 같은 글을 사용할 겨레말큰사전의 편찬 작업이 다시는 중단되는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정치정세와 상관없이 비정치적 학술사업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정부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속도를 높이게 될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을 3년 이내에 마무리 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정도상 상임이사를 전북일보가 만났다.

-남북 정상회담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남북 정상회담 이게 끝이 아니라는 부분이 깊게 다가왔습니다. 북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크니까 비핵화에 대한 첫 번째 합의를 초보적 수준에서 해낸 것도 큰 성과입니다. 여기서 진행된 합의는 북미회담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니까 한반도 비핵화는 초보적 수준에서 합의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만 비핵화가 아니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한반도 남북이 모두 비핵화 되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카드로 내세운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핵사용권이 있는 주한미군 철수 선포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핵사용권이 있는 주한미군은 철수하고, 핵사용권이 없는 미군은 주둔해도 좋다는 것이 하나의 조건입니다. 어쨌든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만큼 추가 논의를 통해 다양한 조율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전면적 화해 협력기로 넘어가는 단계에 놓이게 됐다고도 보입니다. 화해협력기가 있고, 남북 연합기가 있고, 통일기가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화해협력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2체제 2정부 1국가가 남북연합기가 될 것이고 이후 하나의 체제, 하나의 정부인 통일국가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민족문학인협회에서 활동해 오셨는데, 주로 어떤 활동을 해 오셨습니까.

“우리나라 작가에선 유일한 전문가죠.(웃음) 남북겨레말큰사전 상임이사로 일을 하면서 6.15민족문학인협회라고 남북 단일 문학조직을 2006년에 만들었어요. 거기에 남측 협회 집행위원장이니까 제일 많은 실무 노하우가 있죠. 북한에 대한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습니다. 겨레말큰사전이라고 남북통합국어사전을 만드는 일을 국가적 사업으로 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제1회 남북작가대회를 2005년도에 평양, 백두산, 묘향산 등지에서 했습니다. 2006년도에 금강산에서 남북작가 단일조직을 결성했고, 그 다음에 남북작가단일조직이 남북 공동의 문학잡지를 발간을 3회까지 했습니다. 제2회 남북작가대회를 할 것이고 또 통일문학을 다시 발간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을 본격적으로 다시 할 것입니다.”

-정상회담 이후 무엇보다 통일된 말, 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겨레말큰사전이 그런 일 하는 일입니다. 그곳의 상임이사니까 그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2003년도에 노무현 대통령 살아계실 때 대통령 특사로 평양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겨레말큰사전을 북한에 제안했고 2005년도에 남북공동편찬위원회가 금강산에서 결성이 되었습니다. 2005년부터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이명박·박근혜 정부기간에 이 사업이 중단되었습니다. 저는 상임이사직에서 면직 당했습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북한이 아닌 우리나라가 중단시킨 겁니다. 이제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재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겨레말큰사전 오래전부터 관련 업무를 해오셨는데,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 있습니까.

“70%정도 완성되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남은 30%가 제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사전단어의 뜻풀이를 하는 시간이어서 이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단어 하나하나를 남북이 합의를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공적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남북 협의를 원래 1년에 4번 했는데, 횟수를 늘려서 3년 이내에 사전을 편찬을 하려고 합니다. 그게 목표입니다.”

-남북 공통의 언어, 글을 만들기 위한 중심에 서 계신데요. 정부가 어떤 방향의 지원에 나서야 할까요.

“지금 정치정세와 상관없이 비정치적 학술사업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정부간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 합의를 지난번 도종환 장관이 북한에 가서 이야기 했습니다. 정말 아쉽지만 남북공동사전편찬은 북한이 아니라 남쪽 정부가 못하게 했습니다. 남북공동사전 편찬은 이번 정상회담의 세부의제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남쪽에서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활동 계획, 구상, 그리고 국민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재개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제2회 남북작가대회하고 통일문학잡지 재발간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에 국민들 관심 무척 높지만 국민들 좀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도상 상임이사는

- 남북 언어 통일 작업 책임 문인 교류 활성화 선봉 서

한국의 운동권 소설가로 알려진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정도상 상임이사는 남과 북의 언어와 글을 통일시키는 작업의 남측 책임자다.

전북일보 칼럼진으로 활동해 왔던 정 상임이사는 경남 함양 출신이지만 3수 끝에 전북대에 합격했고, 지금은 익산에서 생활하는 전북인이다.

1986년 평화의 댐 건설 반대시위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던 1987년 전주교도소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같은 해 6월 항쟁으로 사면 복권됐다.

다작 작가로 알려진 그의 명성답게 1988년 장편소설 ‘천만 개의 불꽃으로 타올라라’, ‘친구는 멀리 갔어도’, ‘여기 식민의 땅에서’, ‘새벽 기차’ 등을 발간했다.

1990년 창작집 ‘아메리카 드림’과 장편소설 ‘열아홉의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노래’, ‘그대 다시 만날 때까지’와 중편소설 ‘해 뜨는 집’ 등을 발표했다.

2003년 장편소설 ‘누망’으로 제17회 단재문학상을 받은 그는 2008년 연작소설집 ‘찔레꽃’으로 제25회 요산문학상과 제7회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남북의 말과 글을 통일시킬 사전을 만들고, 문인들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선봉에 서게 된 정도상 상임이사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정 상임이사는 남북정상이 만난 화해기를 맞은 지금부터 서둘러 3년 내에 겨레말큰사전을 만들어 연합기와 통일기를 하루 빨리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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