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아마추어들로 이뤄진 공연팀이지만, 주민들이 좋아해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공연하겠습니다.”
지난달 20일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도내기샘공원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등을 시작으로 가요나 팝송 공연이 진행되면서 공원을 찾은 학생과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공연한 팀은 ‘서바나@서반하’. 서신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김현수 주무관(55)이 대표로 있는 공연팀이다.
음악을 서로 바르게 나누는 동아리라는 뜻의 ‘서바나’와 서신동 반지하 연습실이라는 ‘서반하’가 만나 팀이름이 정해졌다. 이날 공원에서 공연한 멤버는 박은경·박근창·소영춘·최근아·정덕규·김현수 씨까지 6명이었지만, 본래 활동하는 멤버는 20명이 넘는다고 한다.
전북대 그룹사운드 ‘육자배기’ 출신들로 이뤄진 서바나 밴드는 서신동의 반지하 연습실에서 연습을 이어간다. 졸업했다고 해서 음악 활동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동호회 형식으로 학교에서 맺은 인연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정기적으로 학교나 공연장을 찾아 함께 공연도 하고,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버스킹(거리공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하고 있다.
김 씨의 경력도 색다르다. 50세의 늦은 나이에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늦깎이’ 공무원이 된 것.
그는 지난 1990년 KT에 입사 후 뛰어난 역량을 펼쳐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동기들보다 승진도 빨랐고 40대 후반에 상무보로 임원(상무) 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그야말로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2009년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병원에서 받은 위암 통보였다.
투병을 위해 회사를 그만둔 뒤 음악 활동에 나섰던 그는, KT 재직 당시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봉사활동을 했을 때를 떠올렸다.
김 씨는 “회사 다닐 때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홀로노인, 고아 등 사회적으로 힘든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 떠올랐고 그 분들을 위해 공익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음악 봉사와 공익을 위한 활동을 같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공무원으로 들어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씨는 “문화, 환경, 슬로시티 등을 추구하는 전주시에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예술이 주민들과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주민들과 함께 공연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그러한 일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우리 밴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바나@서반하는 오는 6월 9일에는 서신동 카페 ‘파티오’에서 커피 한 잔에 1000원을 기부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마련된 수익금은 지역의 소외계층과 아이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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