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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탓 공방

선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도전자는 창이고 현직은 방패다. 도전자들은 현직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임기중에 해놓은 일이 없다고 연일 사자후를 토한다. 원 없이 공격하고 나면 그 다음에 자신의 장밋빛 공약을 제시한다. 마치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오색영롱한 무지개 빛 공약을 한다. 선거 때마다 이 같은 프레임속에서 공방이 가열됐다. 유권자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조차 모르고 표를 찍었다.

전북의 대표적인 선거이슈는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문제다. 야권은 ‘도민들이 지난 장미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해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줬는데도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아 전북경제가 파탄위기에 내몰렸다’면서 ‘병든 전북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은 ‘대통령의 분신과도 같은 두명의 후보를 이번 지방선거에 당선시켜야만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한국지엠 협상과정에서 부평과 창원에 대한 지원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배제한 것은 전북홀대를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정동영이 속한 민주평화당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고 그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 문제를 특별하게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마치 송하진 지사가 잘못해서 일을 그릇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호되게 질책한 것은 잘못이다. 송지사도 어떻게든지 이 문제를 해결해서 문 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청와대 국회 산은 등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서번전번(서울에서 번쩍 전주에서 번쩍)’ 했다. 사실상 송지사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어서 협상에 나설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사라는 직책은 자격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나선 것이었다.

군산조선소나 한국지엠 군산공장 문제는 처음부터 송지사 혼자 뛰어 다닌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호주에서 ‘먹튀’ 경험을 갖고 있는 GM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안보상업주의에 힘입어 기세등등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권이 우선 정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어야 옳았다. 산은을 통해 8000억 이상의 지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면 안된다고 못 박았어야 했다. 전북의원 10명이 총론에는 동의했으나 각론에서 각 정파별로 해결책이 다르고 타이밍을 놓쳐 오늘과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 선거를 앞두고 면피용 같은 립서비스만 하는 사이 버스는 전북을 떠났다. 정부도 지난해 군산조선소 폐쇄 때와 거의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전북도도 일찍부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기정사실화 한 책임은 있다. 미리 알아서 기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협상력을 높혀 나가려면 정치권과 함께 끝까지 정상화 주장을 펼쳐야 했다. 중구난방식으로 정치권이 네탓공방만 펼친 게 잘못이다. 언제까지 네탓공방만 할 텐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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