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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 단순하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운

▲ 알렉스 카츠 작품 ‘로라’
▲ 알렉스 카츠와 부인 아다.
▲ 알렉스 카츠와 부인 아다.

미국 현대 초상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의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이 지난달 25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롯데문화재단과 알렉스 카츠 스튜디오 공동주최로 초상화와 풍경화, 설치작품을 포함한 70여점을 전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92세의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작업한 카츠의 최신작 캘빈 클라인, 코카콜라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한다.

카츠는 그의 뮤즈이자 아내 ‘아다’를 끊임없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알렉스 카츠(Alex Katz 1927~)가 처음으로 아내 아다(Ada Del Moro 1928~)를 만난 것은 1957년 뉴욕 카츠의 전시회에서였다. 첫 눈에 아다에게 반한 카츠는 1년 후 아다와 결혼한다. 젊고 매력적인 아다부터 그 후 아이를 낳고 기르며 나이가 들면서도 여전히 우아한 자태를 지니고 있는 아다를 그려왔다. 지난해 그린 것을 포함하면 250점에 달한다.

알렉스 카츠는 1927년 뉴욕 브룩클린에서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있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카츠는 19세가 되자 뉴욕 맨해튼에 있는 쿠퍼 유니온 대학에 진학한다. 그곳에서 모리스 캔토에게 드로잉에 기초한 회화와 당시 유럽 화단을 주도한 전위적인 예술형식을 배운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1960년대에 들어서자 카츠는 1950년대의 회화적 감성을 지닌 그림들과는 완전히 결별하고 팝아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의 그림은 거리의 광고판(빌보드) 같다. 팝아트의 그림과 거대한 스케일의 빌보드의 결합은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온다. 그는 빌보드에 23명의 여인 모습을 그렸다. 특히 여인의 얼굴을 여러 각도에서 보고 그 모습을 과감하게 자르고, 심플하게 확대해 그렸다. 원근법을 무시하고 얼굴의 주름 같은 미세한 것들도 생략했다. 현대적이다. “나는 서로 다른 것들을 같은 방식으로 그리는 것 대신, 어떻게 하면 같은 것을 다르게 그릴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고 카츠는 자신의 미학을 말한다. 미국의 한 화가는 “세상은 그의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고 극찬을 한 바 있다.

카츠는 도시의 광장에 커다란 크기의 광고판이 주는 현대적 매력과 장점을 알아 챈듯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이 본 대상을 강력하고 심플하게 표현, 현대적인 그림으로 완성한 점이 돋보인다. 카츠와 같은 예술가가 그린 그림이 그렇듯이 우리의 평범한 삶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예술가의 삶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자신만의 그림, 즉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 유일(唯一)하고 유한(有限)한 존재인 인간. 그래서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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