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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순창 청년활동 - 공정여행·콘서트·라디오까지…서울청년의 순창 정착기

많은 곳 여행하며 얻은 아이디어
지역에 실험·녹여내기 적성맞아
한적한 시골마을 재즈공연 성황
7월 전국 청년활동가 순창 모임
지역민과 함께 콘텐츠 제작 도전

▲ 공정여행 ‘BOVO 순창’의 일환으로 순창의 한 한옥에서 열렸던 재즈공연 모습.

고추장을 빼곤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던 순창에 필자가 정착한지 2년 가까이 된다. 재미난 것을 만들어 보자는 단순 무식한 생각으로 연고도 없던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실향민 아버지 밑에서 평생을 방랑자처럼 살아가는 나에게 고향이란 개념은 희박하다. 전 세계 어디나 정 붙이고 사는 곳이 저의 터전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순창은 이미 나의 고향이 되어 가고 있다. 많은 곳을 여행 하며 경험으로 잠재되어 있던 아이디어들을 지역에 실험하고 녹여 내는 것이야말로 나의 적성이라는 것도 얼마 안가 깨달았다.

△ 소담한 순창 배경으로 한 공정여행

필자는 순창에서 방랑싸롱이라는 카페를 열고 2년 째 운영 중이다. 카페를 열고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시골에서의 재즈콘서트는 고즈넉한 한옥에서 두 번이나 열었다. 많은 분들의 호응으로 가능성을 봤고, 2017년 공정여행 프로젝트 [BOVO순창]으로 확장시켰다. 여행작가의 강연과 여행자 벼룩시장, 재즈콘서트를 엮었던 2박3일의 상품은 300여명이나 참가하며 큰 반응을 이끌어 냈다. 두번째 [BOVO순창]은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과 행자부 한국지역진흥재단의 지원으로 더욱 성대하게 치러 냈다. 방문객 500여명, 숙박객만 100여명 이르며 순창에 작은 소란을 만들었다. 올 가을에는 굿네이버스와 한국타이어에서 주관하는 드림위드 사업으로 조금 더 완성된 형태로 세 번째를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엔 다양한 군민들이 참여 하는 뮤직페스티벌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 하고 있다. 지역민들도 즐기고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받고 관광객은 건전한 소비를 함으로 주최 측은 다음번 축제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

△ 비영리단체 통해 청년 활동 확장

지난해엔 조금 더 다양한 활동을 위하여 비영리단체인 [BOVO문화관광연구소]를 설립하였고 지역 청년들의 발굴을 시작했다. 오는 7월 5일 전북의 각지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초대하여 순창의 청년들과 만나는 청년 허브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다른 지역의 청년들은 어떤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들어보고 지역 청년들의 네트워킹도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컨퍼런스를 위해 순창 귀농 청년들이 유기농 밥상을 준비하며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번 모임을 통해 장수지역인 순창에서 오히려 역 소외 받고 있는 청년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또한 BOVO문화관광연구소는 문화체육관관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8년 독서문화캠프의 전라권 청소년 시행사업자로 선정됐다. 순창군립도서관과의 컨소시엄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도서관을 제외하곤 책을 접하기 힘든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하여 섬진강변에서 반짝 열리는 6개의 책방으로 작은 기적을 꿈꾸어 보려 한다. 전국의 청소년들이 참가 가능한 캠프는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8월 8일부터 10일까지, 두 번에 걸쳐 선착순 50명씩 모집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본인이 추천하는 책 1권만 가지고 오면 된다.

△ 군민과 함께 하는 라디오·영상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하는 마을 미디어는 중요하다. 마을을 디지털로 기록하며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차에 마침 순창에서 올 초부터 마을미디어 교육을 시작했다. 순창군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주관하였고 전주 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에서 교육을 맡았다. 순창 라디오를 시작으로 신문, 방송까지의 목표를 두고 마을미디어 활동가 양성교육을 하는 것이다. 총 5주간의 교육으로 마을미디어의 이해와 라디오 녹음장비 사용법, 녹음후의 편집 프로그램 사용법등을 배우며 짧은 프로그램 제작까지 마쳤다.

교육생들이 주축이 되서 팟 캐스트를 제작하는 우리만의 라디오, 순창FM을 시작했다. 순창의, 순창에, 순창을 위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보다 많은 순창 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역 각계각층의 주민들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녹음했다. 100명도 넘는 군민들의 인터뷰를 만들었는데 이런 것이 마을 미디어의 힘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순창FM의 개국방송을 마쳤고 지금은 군민들이 성우로 열연한 드라마 라디오등 여러 편이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됐다. 팟방에서 순창FM을 검색하면 된다.

△ 군민 자체적으로 즐기도록 교육도

▲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라디오를 넘어 추후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하여 직접 교육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순창군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나만의 생업찾기 프로그램이다. BOVO문화관광연구소에서 청년영상콘텐츠제작과 마을영상 만들기 20강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것. 지역민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순창을 알리고 마케팅하는 것이 목표다.

작지만 재미난 문화를 만들어 가는 순창을 눈여겨 봐주길 바란다. 고추장 말고도 무언가 있다는 걸 보여줄 것이다.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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