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17:44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 이흥래 전북연구원 이사
며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고교 동창이 우석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수여식에서 장영달 총장은 새롭게 그 대학과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지역과 국가 발전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일반 박사보다 몇 배나 어렵다는 명예박사를 받은 그 당사자도 현직 대학교수인 아내와의 학력 콤플렉스를 마침내 털게 됐다며 너스레를 떤 뒤 자신을 길러준 지역과 국가, 그리고 그 대학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기분좋게 학위 수여식장을 나왔지만 돌아오는 차속에서는 며칠전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온 명예박사 관련 공방이 떠올라 다소 떨떠름한 기분이었다. 이 선의가 언제든 또 다른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난달 29일 전주KBS의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서거석 후보에게 전북대 총장시절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고, 강의 한 차례도 없이 6천만원이란 거액의 연봉을 지급했다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서 후보는 대학 지원등을 고려해 학위를 수여했다고 답변했지만 이명박 정부 국정농단의 당사자로 지목된 그의 상황 때문에 몹시 곤혹스러워 했다. 그 방송을 보면서 필자는 지도자로서의 입장과 일반 구성원의 입장을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잘 알겠지만 MB의 집사인 김백준 총무기획관은 당시 우리 전북이 기댈 수 있는 거의 최상의 동아줄이었다. 따라서 이런 당사자를 초청해 명예학위라도 주고 애로사항을 해결했다면 이는 행정책임자로서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 아니었던가. 대학 내부 개혁과 함께 이러한 노력들의 결실로 전북대의 위상은 물론 예산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던가.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최상의 효율을 찾는 것 이게 바로 행정가의 의무가 아닐까. 그러다보니 하버드대의 찰스 엘리엇 총장처럼 외국에는 우수한 대학 행정가가 오랜 세월 대학을 책임지며 발전시켜온 사례가 적지 않다.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교육행정가로서의 그를 보는 세간의 평가는 상당히 엇갈린다. 좋게 보는 이들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일관된 교육관을 추구했다고 평가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애초부터 교육감을 할 게 아니라 소신대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로 남았어야 했다는 얘기도 많다. 본인은 열심히 했다고 자임하겠지만 정부와 싸우면서도 가져올 것은 다 챙긴 지역도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5년간 전라북도 교육청은 도세가 비슷한 인근 전남보다 특별교부금이 천6백여 억원이나 적게 왔고, 교육부 평가에서도 거의 꼴찌를 도맡아 왔다는 날선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과거 누리과정 예산배정에서 보여준 그의 행태는 과연 교육행정가로 적합한 인물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여야가 합의하고 지방정부는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몰려가 모두 예산배정을 요구했지만 그는 누리과정 예산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전북교육청 방문이후 돌연 소신을 바꾼 것은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알 수 없는 행보로 기억된다.

 

과연 무엇이 정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이리저리 가리고 불통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