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장 후보들, 환경의 날 맞아 ‘환경정책 협약식’
완산칠봉 생태습지원서 “생태도시 조성 최선” 다짐
토론회장에서 상대를 공격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전주시장 후보자들이 자연속에서 함께 손을 맞잡았다. 선거 운동 기간에 꽃을 심기 위해 ‘삽질’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쟁(政爭)’을 멈춘 후보들이 손에 흙을 묻힌 이유는 무얼까.
세계 환경의 날인 5일 오전 10시 30분께 전주시 완산칠봉 생태습지원. 더불어민주당 김승수, 민주평화당 이현웅, 정의당 오형수 전주시장 후보가 손을 맞잡았다.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북생명의숲, 시민행동21, 전북녹색연합,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도내 5개 환경단체가 주관한 환경정책 협약식에 초청된 전주시장 후보자들의 모습이다.
사회를 맡은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도시공원에 대한 문제를 비롯해 미세먼지 저감, 신재생에너지 도입, 일회용품 줄이기 등 환경 분야 10대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세 후보는 환경단체의 제안을 받고, 시 정책에 우선 반영되도록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후보들은 표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지속가능한 초록 전주를 만들겠다”는 협약서에 서명했다.
소매를 걷어 올린 김승수 후보는 “숲과 하천을 정비하는 것은 단순 ‘조경’이 아니다. 다양한 생명이 자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일”이라면서 “시민과 함께 생태도시 추진단을 꾸려 전주시가 생태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운동화를 신고 온 이현웅 후보는 “푸르게 우거진 나무와 향기로운 풀을 ‘녹음방초(綠陰芳草)’라고 한다”며 “녹음이 도시에서는 꼭 필요하다. 완산칠봉 생태습지원처럼 도심의 공기를 정화하면서 어린이들의 학습장으로 쓸 수 있는 생태공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운동복 차림의 오형수 후보는 “완산칠봉은 허리를 숙여 꽃잎과 이야기를 나누고 어린시절에 봤던 올챙이가 많다”며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최적의 전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완산칠봉 약수터 옆 생태습지원은 시민들의 굴곡진 노력이 배어 있다는 점에서 이날 정책 협약식의 의미가 남다르다.
‘완산칠봉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김정철 회장은 “2015년 시민들의 힘으로 생태습지를 조성했고, 시에 기부채납을 했다”며 “힘겹게 첫 발을 내디뎠지만, 앞으로의 관리가 중요하다. 차기 시장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택천 ‘전북생명의숲’ 대표는 “세 후보 모두 당선되면 오늘 약속한 다짐을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전주시장 후보들은 삽을 들고, 흙을 걷어내 ‘수국’을 심었다. 수국의 꽃말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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