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반대했던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13시간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홀로 했던 출발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은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찬 빗속을 뚫고 애정을 담아 멀리서, 가까이서 와주신 분들 덕분에 마음 한자리가 환해지는 느낌입니다.”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이축한 완주의 아원 고택과 현대적인 건축미가 뛰어난 아원 갤러리. 이곳에서 26일 풍성한 잔치가 열렸다. 바로 30여 년간 재직했던 서울대학교를 뒤로 하고 고향으로 발길을 돌린 김병종(65) 교수를 환영하기 위해서다.
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29세 때 최연소 서울대 미대 교수가 된 후에도 서울, 파리, 뉴욕, 시카고, 베를린, 북경 등 국경을 넘나들며 왕성한 예술 활동을 했다. 개인전만 35회, 집필한 저서만 해도 <화첩기행> 등 25권에 이른다. 지난 3월 개관한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은 100일 만에 관람객 9500명을 기록했다. 화첩기행>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된 ‘김병종 화가 헌정 전시·음악회’는 그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공연과 내빈들의 축하로 꾸려졌다.
안숙선 명창이 ‘사랑가’를 부르며 시작을 알렸고, 오후에는 안 명창은 물론 소리꾼 유태평양, 소프라노 박미애, 바리톤 최덕식 씨가 잔치의 흥을 더했다. 임동창 피아니스트는 유려하고 격정적인 선율로, 김용택 시인은 축시로, 김 교수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작업적인 인연뿐만 아니라 친분도 깊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설명하는 해설 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은 아원 갤러리와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전북의 예술인뿐만 아니라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을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 박성일 완주 군수, 윤상기 경남 하동 군수, 백성일 전북일보 부사장, 안경환·이병기 서울대 명예교수, 전영백 홍대 교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김 교수를 맞았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김병종 교수는 그림뿐만 아니라 그의 저서 <화첩기행> 에서도 볼 수 있듯 글쓰기에도 천재성을 가진 우리 고장의 보물 같은 존재”라며 “김 교수가 고향에서 펼칠 예술 진흥 활동도 기대되는데, 전북의 문화·예술이 한 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첩기행>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김병종 교수와 전해갑 대표라는 두 현대적인 예인이 만나 매우 멋진 작업을 꾸려나가는 것 같아서 보기 좋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아원’의 전해갑 대표는 “세계적인 화가 김병종 교수의 작품이 걸리면서 아원이 세계적인 미술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헌정 음악회는 물론 ‘바보 예수’, ‘생명의 노래’ 등 김 교수의 대표작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전시는 8월 2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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