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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완주 팝업스페이스 누에살롱 - 로컬푸드와 예술의 만남…'꿈꾸는 아이템' 맘껏 펼쳐요

호남잠종연구소 폐관사 재생…7월 운영 청년 창업지원공간
복합문화지구 누에와 인접…관람객 대상 마케팅 이점도
예술창업준비팀 ‘원더랜드’ 3D프린팅·미디어전시 결합
삶의 가치 찾는 보드게임…팬케이크·건강음료 체험

▲ 임솔 "마음껏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는 놀이터"…임세진 "결과에 대한 압박을 잊고 다양한 실험할 수 있죠"

2조 9397억원. 지난 해 중소벤처기업부를 포함한 9개 중앙부처가 창업지원에 쏟아부은 액수다. 내역을 들여다보면 금융지원, 사업화 지원과 같은 직접지원 뿐 아니라 창업교육, 멘토링/컨설팅, R&D 등 간접지원도 상당하다. 어찌 중앙부처뿐이랴. 공공기관, 지자체, 심지어 대학들도 창업생태계에 뛰어들어 국민을, 학생들을 창업전선으로 이끌고 있다. 의지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재원이 없어 창업을 못하는 일은 없겠구나 싶다.

문화예술분야 창업에 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2016년 문화창조벤처단지 자료에 따르면 지원기업 중 예술분야 기업 비중이 44.1%에 달한다. 문화예술기반 창업 성공사례들도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린다. 올해 완주문화재단이 진행하는 ‘문화예술창업과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한 아카데미는 정원 10명을 예상했는데 13명이 신청해 듣고 있다.

이런 현상을 조금 뒤집어 살펴보면, 이는 예술인들의 평균 예술활동 수입이 연 1,255만원에 불과하고, 예술인 중 한명은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는 수치(2015년 문화부 예술인 실태조사)와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문제는 언론에서 쏟아내는 각종 지표들 - 창업률보다 높아지는 폐업률이라던가, 자영업의 5년 내 생존률이 불과 20%에 불과하다는 것들- 이 문화예술분야 창업에서는 더 큰 난제라는 점이다. 기술기반이 아닌 아이디어 기반의 창업 아이템이 많다는 점, 그로인한 낮은 진입장벽과 취약한 수익구조, 비즈니스 마인드의 부족 등은 예술창업이 일반창업보다 풀어야 할 숙제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

우리가 오는 7월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는 ‘팝업스페이스 누에살롱(이하 ‘누에살롱’)’에 주목하는 이유다.

▲ 미디어전시를 준비 중인 임세진·임솔 작가.
▲ 미디어전시를 준비 중인 임세진·임솔 작가.

완주군 용진읍 완주로 462-9에 위치한 ‘누에살롱’은 2017년 행정자치부 마을공방육성사업에 선정되어 오랫동안 폐산업시설로 방치돼 있던 (구)호남잠종연구소 폐관사를 창업지원공간으로 재생한 곳이다. 완주의 로컬아트와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창업을 준비 중인 예술인, 청년, 예비쉐프들이 창업을 놀이처럼 즐기고, 꿈꾸는 아이템을 마음껏 실험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이다. 창업의 전쟁터에 나가기 전 일정기간 입주해 실전과 같은 경험과 교육, 멘토링, 소비자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수요자 취향과 선호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준비함으로써 실패 확률을 최대한 줄이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151.02㎡ 규모의 단층 건물로 요리가 가능한 주방시설과 3개 구역으로 연결된 실내 공간, 야외데크와 잔디밭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바로 옆에 복합문화지구 누에가 위치해 있어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교류 및 자문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시, 공연, 공방아카데미에 참여하는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이점도 지니고 있다.

올해는 ‘예술과 로컬푸드’를 결합한 예비창업자를 공개모집해 10주에서 12주까지 팀별

특성에 맞춰 창업아이템을 실현해 볼 수 있도록 공간과 프로그램, 전문가 멘토링 등 참여자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완주군(공동체활력과)과 완주문화재단이 업무협약을 통해 서로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조성과 행정지원은 군이, 예술가 모집 및 프로그램 운영지원은 재단이 역할을 나눠 운영함으로써 사업의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오는 7월 2일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누에살롱’의 첫 번째 예술창업준비팀은 3D프린팅과 미디어전시를 결합한 ‘원더랜드’다. 요즘 한창 오픈 준비에 여념이 없는 임세진(미디어전시), 임솔(3D프린팅) 작가를 만나봤다.

 

▲ 원더랜드팀이 3D프린팅으로 만든 팬케이크.
▲ 원더랜드팀이 3D프린팅으로 만든 팬케이크.

- 청년·예술·창업, 하나씩만 놓고 봐도 결코 만만치 않은 길인데, 거기에 더해 동업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걷고 계십니다.

(세진) 듣고 보니 그렇네요. 지금 이 길은 우연과 인연과 기회가 겹치며 시작된 길인 것 같아요. 지난 해 우연히 완주문화재단의 ‘완주 한 달 살기’에 지원을 하게 됐는데 운좋게 선정이 되면서 운주 용계원 마을과 고산 원오산 마을에서 레지던시 작가 생활을 하게 됐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 재단에서 청년 작가들의 창업 아이디어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길래 ‘설마 될까’하는 심정으로 부담없이 응모를 했는데. 음, 근데 덜컥 공동 1위를 해버려서.

(솔) 그때 제안한 아이템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건데 ‘원더랜드 : 3D프린팅으로 만든 음식과 함께하는 미디어 전시공간’이었어요.

- 제목만 들어서는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데, 어떤 내용인지.

(솔) 누구나 일상에서 벗어나 꿈같은 시간, 꿈같은 공간을 경험하고 싶어 하잖아요. 저희는 그런 시간 그런 공간을 ‘원더랜드’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공간에 입장하게 되면 먼저 보드게임을 적용한 체험형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데. 위치마다 다양한 장치와 표현 기법들을 만나게 돼요. 바닥에 놓인 32개의 보드판을 다 통과하고 나면 저절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세진) 이렇게만 얘기하면 되게 교훈적인 건가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구요. 체험과 전시를 보고난 후에는 3D프린팅을 이용해 팬케이크를 만드는 체험이 연결되어 있어요. 아, 완주의 로컬 식재료를 가지고 만든 건강음료도 드실 수 있어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2시-8시 사이에 오시면 됩니다.

- 3D프린팅과 팬케이크, 미디어와 전시. 이 조합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세진) 저는 영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에 다양한 영상분야에서 작업을 했어요. 뮤직비디오, 공연영상, 파티, 영화제 영상작업들이요. 그러다 2016년, 서울에서 영상맵핑공간을 잠깐 운영하게 됐는데 짧은 기간이었지만 흥미로웠고 다시 해보고 싶은 경험이었어요.

(솔) 저는 건축학과를 다녔고 현재는 ‘스토리팜’이라는 3D프린터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주로 시제품을 만드는 일과 스토리가 담긴 콘텐츠를 만드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 세진과 서로의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미디어는 전시로, 3D프린팅은 먹거리와 결합시켜 낯설지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고민했죠.

- 두 분에게 ‘누에살롱’은 어떤 공간?

(솔) 마음껏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공간이에요. 어쩌면 예술가적인 성향이 강한 저희팀에게 예술성과 실질적인 수익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말도 안되는 메뉴와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실험해보면서 창업초기의 데이터를 최대한 모을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세진) 창업할 때 제일 큰 부담이 공간과 비용인데요, 이 부분을 지원해주면서 결과물에 대한 압박보다는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해볼 수 있도록 지원해줘서 좋은 것 같아요.

- ‘누에살롱’에서 인큐베이팅 과정을 마치면, 실제로 창업할 계획인지.

(솔) 소양면 해월리 866-6번지 공간에서 ‘원더랜드’의 이야기를 이어가보려 해요. ‘누에살롱’에서 테스트해본 내용과 피드백을 반영해 제대로 준비해 보려구요! 내년 초엔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 송은정 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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