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것 하나 없는 국민 생선 중에 명태가 있다. 국민 생선답게 이름의 종류만도 수십 가지다. 잡는 시기와 잡는 방법, 건조 상태 등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명태는 차가운 물에 사는 한류성 어종으로 1월이 제철이다. 알이 꽉 차고 살도 통통하게 올라 가장 맛있다. 머리와 입이 큰 대구과 어종으로 등지느러미 3개, 뒷지느러미 2개, 아래턱에 짧은 수염이 1개 나 있다.
동해안 북부 지역이 최대 산지로 17세기 중반부터 어획이 본격화됐다. 서해의 조기와 더불어 조선시대 2대 어종으로, 서해의 조기와 달리 보관과 유통이 쉬워 더 널리 보급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 연안에선 더 이상 잡히지 않으며 국내 유통되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 일본산 생태다.
명태의 새끼는 노가리·애기태·애태·앵치, 크기에 따라 대태·중태·소태·왜태, 잡히는 시기에 따라 일태·이태·삼태·사태·오태 또는 춘태·추태 등 다양하다.
잡는 방법에 따른 이름도 재미있다. 그물로 잡은 것은 망태, 주낙과 같은 낚시로 잡은 것은 조태 또는 낚시태라 한다. 조업 장소에 따라서도 연안에서 잡아 연안태, 먼바다에서 잡아 원양태 등으로 이름이 붙었다. 가공 상태에 따라 얼렸다 녹였다를 거듭하며 말리면 황태라고 한다. 반건조 상태의 명태를 코다리라고 하는데 4마리씩 코를 꿰었다는 뜻이다. 북어와 달리 촉촉한 식감으로 조림용으로 많이 쓰인다. 색이 노랗고 살이 통통한 최우량 마른 명태를 황태라 한다.
그런데 ‘말이 많거나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노가리라 한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를 가리키는 말로, 명태는 한꺼번에 매우 많은 수의 알을 깐다. 따라서 명태가 많은 새끼를 까는 것과 같이 말이 많다는 것을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
노가리의 수만큼이나 말을 많이 풀어 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진실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일부 사전에 씨를 흩뿌리는 것을 나타내는 노가리라는 말에서 비롯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풀이이다. 흔히 ‘노가리 풀다’, ‘노가리 까다’라고 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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