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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킨 몸부림 속 변화와 탈출

이주리 개인전 '안착과 탈피에 대한 꿈' 우진문화공간

▲ 이주리 작가가 신작 ‘살다’ 옆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깊어진 고뇌에 색은 더 과감해졌다. ‘삶의 근원을 찾는 물음과 고민’을 ‘사람’, ‘몸’으로 표현하는 이주리 서양화가. 그가 3년 만에 개인전 ‘안착과 탈피에 대한 꿈’을 연다. 18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3년간의 작업과정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고 싶은 간절함은 짙어졌다.

“오늘날의 현대미술은 눈앞의 답을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표면적인 작업방식과 답들이 난무하죠. 근본적인 것을 고민하면 표면적인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작가는 ‘내가 무엇을 바라보고 가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대중에게 묻는다. 다양한 색과 음영의 누드는 마음의 ‘몸부림’인 셈이다.

고민들은 작품의 색감과 구도의 변화로 이어졌다. ‘Living’, ‘Live’ 등 작가의 기존 누드 연작들은 무채색 배경에서 인간의 역동적인 몸부림이 주인공이었다. 신작에서는 강렬한 붉은 색감을 사용해 힘겹고 고통스러운 몸들의 엉킴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변화와 탈출에 대한 희망적인 욕망을 동시에 표현했다. 삶의 모순과 이중성 안에서 욕망과 희망 모두를 드러내는 것이다. 화폭 가운데를 원형으로 비워두고 몸들이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구도 역시 ‘안착’과 ‘탈피’를 동시에 나타내기 위함이다.

이 작가는 “전작들은 인체가 주제였는데 던져놓은 빈 공간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빈 공간은 미래의 가능성, 목표, 도착지를 상징하는 것이고, 각자의 몫으로 비워뒀다”고 말했다.

원광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주리 작가는 독일 베를린, 프랑스,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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