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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문 연 전주시의회 "해외로" 외유성 논란

주제도 없이 국외연수 희망국 신청부터 받아
패키지여행 변질 우려…서윤근 의원 SNS서 지적

제11대 전주시의회가 개원(開院) 두달 만에 오는 9월 말 의원들의 공무 국외 연수를 준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외 연수의 핵심은 연수의 주제 및 목적이지만, 전주시의회는 세부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의원들을 대상으로 국가부터 정하도록 해 연수보다는 외유 성격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1일 정의당 소속 서윤근 전주시의원(우아1·2동, 호성동)에 따르면 전주시의회는 최근 각 상임위원회 전문위원실을 통해 ‘2018년도 의원 공무 국외연수 희망 신청서’를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신청서에는 희망 연수 국가로 이탈리아와 스위스,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2개 조로 구분됐다.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11일까지 열흘간의 일정으로, 경비는 1인당 각각 300만 원이며 이 가운데 50~100만 원은 자부담이다.

의원들이 희망국가를 ‘○’ 형식으로 표시하도록 빈 칸으로 남겨 뒀다. 아래에는 ‘본인은 전주시의회에서 추진하는 2018년도 의원 공무 국외연수 희망국가를 위와 같이 신청하고 동의합니다’라고 적혀 있고 소속위원회, 의원명, 서명을 할 수 있는 빈 칸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해당 신청서에는 정작 가장 중요한 연수의 목적과 세부 일정 등은 담겨 있지 않았다.

국외연수의 주제와 목적 등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부터 정하도록 한 것이어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서윤근 시의원은 본보 인터뷰에서 “전주시의회 해외연수가 이렇게 추진되고 있다”며 “연수 주제가 먼저 정해진 뒤 그 주제에 맞는 국가를 찾는게 순서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제와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국외연수 추진은 자칫 여행사 상품과 연계된 ‘패키지 여행’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시의회는 연수 시기를 9월~10월로 정하고 ‘8박 10일 또는 9박 10일’이라고 기간까지 명시했다. 연수 주제와 방문 기관 등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연수 기간이 미리 정해진 것이어서 통상적인 패키지 여행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본보가 한 여행사에 문의한 결과 이탈리아와 스위스, 호주와 뉴질랜드 등 8박 9일 패키지 여행 상품이 각각 300만 원 정도였다. 신청서에 표시된 국외 연수 기간 및 경비와 비슷한 규모다.

서 의원은 “여행사 패키지로 연수를 간다면 현지 관공서에 가서 사진을 찍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주제와 일정을 정해 배낭 연수를 다녀올 생각이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 같은 전주시의회의 국외 연수 문제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올렸고, 해당 글에는 ‘연수 주제도 없이 국가를 먼저 선택하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 ‘시민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작성해 홈페이지에 올려라’ 등과 같은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의회 김현덕 운영위원장은 “4명을 제외한 시의원 모두 현재 국외 연수 희망 국가를 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조만간 상임위별로 연수 테마가 정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추진 중인 국외 연수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전주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지난해 제10대 시의회에서 해당 국가로 국외 연수를 계획했었지만, 당시 검찰의 재량사업비 수사 확대로 실행하지 않았다”면서 “운영위원회에서 이같은 사정을 고려해 당시 논의된 국가가 희망지로 분류됐지만 해당 국외 연수가 의무사항은 아니어서 다른 연수를 계획하는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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