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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규제 첫날 커피 전문점 가보니] 점주들 "유리잔 사용 어렵다" 볼멘소리

대부분 일회용 컵 사용
“과태료 부과 비현실적”
일부는‘긍정’목소리도

▲ 자원재활용법에 따른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된 1일 전주 시내 곳곳 카페에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조현욱 기자

“어디서 드실 건가요? 바로 나가실 거에요? 유리잔에 드려도 괜찮을까요?”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 푸드점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된 첫 날인 1일,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의 한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 직원은 일일히 손님들에게 일회용 컵 사용 여부를 묻고, 매장 내에서 마실 경우 다회용 컵을 권했다.

이날 점심시간에 맞춰 찾은 전주시내 5곳의 커피 전문점에서는 유리잔 등을 이용해 음료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평소보다 눈에 띄었지만, 여전히 일회용 컵을 든 채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손님이 많았다.

첫 번째로 찾은 금암동 한 커피 전문점에서는 손님에게 일회용 컵 사용 여부를 확인한 후 유리컵에 음료를 내왔다. 매장에 앉은 손님 대부분은 유리컵을 이용하고 있었고, 단 3명의 손님만 일회용 컵을 이용하고 있었다.

반면, 일회용 컵 사용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이날 두 번째로 찾은 한 커피 전문 매장에서는 주문과 동시에 일회용 컵에 음료를 가져왔다. 당연히 매장에 앉아있는 손님 모두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오늘 날짜에 맞춰 머그컵 등을 준비하려 했지만 업체에서 배송이 늦어져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찾은 다른 3곳의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직원들의 안내는 이뤄졌지만, 매장 곳곳에서는 일회용 컵에 음료를 마시는 손님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매장 직원들은 “유리잔에 드시다가 매장을 나가실 때 음료를 다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드린다고 설명하지만 잠시 앉아있다 간다고 할 경우 어쩔 수 없다”며 “특히 손님이 많이 찾는 낮 시간대에는 유리잔 등을 사용하기가 불편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매장 점주는 “일회용품 줄이는 것도 좋고, 환경보호도 좋은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정책 같다”며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에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것은 업주들만 죽으라는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업주뿐 아니라 손님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다회용 컵의 위생이 걱정된다는 의견과, 남은 음료를 쉽게 버리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장모 씨(33)는 “점심시간에 잠깐 카페에 앉아있다 오는 것이 일상인데 이제 그것마저도 힘들 것 같다”며 “매장에서 마시다 남은 음료를 다시 담아달라고 하기 번거롭고, 컵이 깨끗한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민들도 많다. 이날 다회용 컵에 음료를 마시던 대부분의 손님은 “일회용 컵이든 유리컵이든 별로 상관없는 것 같다. 일회용 컵 쓰레기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잘 됐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커피 매장에 텀블러를 가져온 김아연 씨는 “며칠 전부터 매장에 일회용 컵 사용이 안 된다는 안내 문구를 봤는데 좋은 취지인 것 같아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게 됐다”며 “한 번 더 환경을 생각하게 되는 좋은 제도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첫 발을 내디딘 일회용품 규제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주와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명확한 단속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카드뉴스] 커피, 일회용 컵과 텀블러 사이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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