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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할증제 8년…도로공사 배만 불려

2011년 12월 전국 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할증제 도입
도공 “교통량 분산”…전북본부 8년간 수 백억 수익
도내 고속도로 교통량 거꾸로 증가, 억제 효과 없어
안호영 국회의원 “목표달성 의문, 국정감사서 다룰 것”

#. 최근 일요일 새벽 전주를 출발해 고창에서 오전에 일을 보고 돌아온 강 모씨(54)는 올때 갈때 다른 고속도로 통행료에 의아함을 느꼈다. 남전주 톨게이트 요금 정산원은 주말 통행료 할증제로 요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요일 차량들이 시원하게 달리는 한산한 고속도로를 오갔는데 통행료 할증이라니… 금액이 많지는 않았지만 강 씨는 이해할 수 없는 할증 통행료에 불쾌감이 들었다.

“막히든 안 막히든 주말(토요일·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무조건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서죠.”

어느 대도시나 수도권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11년부터 한국도로공사가 전국적으로 시행한 주말 공휴일 고속도로 통행료 할증제다.

주말과 공휴일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전국에 시행된 이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도로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년간 도내에서 거둬들인 주말 할증제 수익만 무려 127억 원에 달하지만, 오히려 교통량이 매년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일각에서는 제도조차 모르는 운전자가 부지기수인 데다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도 주말·공휴일 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부터 고속도로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통행료 할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 오전 7시~오후 9시 사이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1종 차량(승용차와 16인승 이하 승합차, 2.5톤 미만 화물차)에 대해 통행요금의 5%를 추가로 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주말과 공휴일 고속도로 혼잡을 억제하고, 다른 대중교통 수단으로 분산하기 위해 할증제가 시행됐다”면서 “이 제도 시행으로 전체 교통량의 5%가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교통 정체가 심한 수도권 도로 상황을 중심으로 해석한 것으로 도내 실정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로부터 받은 통행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할증제가 시행된 2011년부터 최근까지 도내 주말 고속도로 통행량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제도가 시행된 2011년 1003만9429대를 시작으로 2012년 1008만9430대, 2013년 1050만7157대, 2014년 1119만5486대, 2015년 1172만1009대, 2016년 1216만2219대, 2017년 1196만5700대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막대한 할증요금을 거둬들인 도로공사의 배만 불린 꼴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내 고속도로 주말(토요일·일요일) 할증 수익은 지난 2012년 18억3605만7090원, 2013년 19억3609만7100원, 2014년 21억1293만1000원, 2015년 21억2779만1000원, 2016년 23억8581만6670원, 2017년 23억7902만5150원 등이다. 공휴일 할증 수익은 뺀 금액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진안·무주·장수)은 “한국도로공사가 할증제를 도입하면서 기대했던 목표가 지금 달성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전북을 비롯해 전국 현황을 살펴본 뒤 문제점을 국정감사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할증제] 전북은 막히지도 않는데…꼬박 꼬박 5% 빠져나가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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