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찰 조사를 받은 송성환 전북도의회 의장의 해외여행 관련 비위 의혹, 지난해 전현직 시·도의원들이 연루된 재량사업비 리베이트 사건 등 일부 의원들의 비리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라고 하지만, 의원 비리가 계속 터지니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는 더 커 보인다. 지방의원들이 진심으로 연대책임감을 갖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익산시의회는 요즘 상임위원회별로 앞다퉈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다. 지난 2일과 5일 해외연수를 떠나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 익산시의회 기획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의 경우 세부 연수 일정을 남기지 않고 떠났다고 한다. 시의회에 잔류 중인 공무원들은 기획위와 보건복지위 일행이 언제 복귀하는지조차도 모른다고 한다. 그야말로 개판 아닌가.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관광성 아니냐는 비난은 어제 오늘 제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해외연수가 의원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투명하게 다녀오면 될 일이다. 지방의원이 똑똑하게 일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익산시의회 기획위와 보건복지위처럼 연수 일정을 외부에 철저히 비밀로 한 채 진행하는 해외연수라면 부적절한 관광성 해외연수로 의심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들이 시의회에 복귀, 온갖 연수 자료를 첨부해 ‘실속’ 연수를 주장한들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이 있겠는가.
고액의 연수 예산도 문제 있다. 전북도의원들의 1인당 해외연수 경비가 265만5000원인 반면 익산시의원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300만 원씩 책정했다. 익산시는 가난하다. 재정자립도가 20%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여태껏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의원들은 해외여행 못다녀온 한을 갖고 있는가.
1년 전 지역사회는 일부 시도의원들의 재량사업비 리베이트 사건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책임을 통감한 도의회 등이 재량사업비 폐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최근 도의회와 전주시의회, 정읍시의회 등이 재량사업비 예산 편성에 나선 것이다.
지방의원은 공인이다. 그래서 세금을 사용할 수 있다. 명예도 누리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대신 그 모든 것에는 겸손함과 책임이 뒤따른다. 대중에 겸손치 못하고, 불투명하고, 책임을 멀리하는 지방의원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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