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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정치인 삼진아웃제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부정부패·정경유착 그것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경계하면서 살아온 저에게는 너무나 치욕적이다...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부당하게 돈을 챙긴 적도 없고 더구나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탐한 일도 없다...전 재산은 현재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이다”. 지난 6일 결심공판에서 이명박 전대통령이 낭독한 최후진술이다. 이명박 전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나는 거짓말 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언젠가 들통 날 것을 왜 저렇게 감추나 싶어서 안타깝다.”고 말한바 있다. 공지영 작가는 “MB는 2007년 대선 기간 중 BBK(의혹)를 감추기 위해서 ‘여러분, 이거 다 소설인 거 아시죠?’ ‘소설 쓰는 겁니다’라고 하여 문학예술인 소설을 ‘거짓의 대명사’로 모욕했다”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MB의 최후진술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거짓말 잘하는 직업군으로 연예인, 상인, 재벌, 변호사 등을 쉽게 꼽지만 정치인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오죽하면 같은 정치인인 유성엽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재미난 제안을 하였겠는가. 유의원은 “정당 대표나 주요 정치인들이 공개적인 자리서 3번 이상 거짓말하면 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를 적용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모아보자”고 하였다. 그동안 정치인들은 직업이 거짓말하기라고 할 정도로 입만 열면 말 바꾸기, 말 뒤집기, 말 부인하기를 밥 먹듯이 하였다.

2005년 <오마이 뉴스> 가 만우절을 맞아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대표적인 거짓말들을 선정하였다. 당당 1위는 “내 전 재산은 29만원”, 2위는 “존경하는 OOO 의원님”, 3위는 “의원직(대통령직)을 걸겠다”, 4위는 “한 푼도 받지 않았다“였다. 여기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정치인들의 상투적인 거짓말들을 추가해보자. ”기억이 안 난다“ ”구국의 결단“ ”평생 청렴하게 살아왔다“ ”민의에 따라“ ”정계은퇴“ ”현 소속 정당에 뼈를 묻겠다“ ”선거공약“.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동아일보는 흥미 있는 분석을 하였다. 동아일보의 분석에 의하면 여야당이 내놓은 주요지역개발공약을 이행하려면 모두 174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해 부도수표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한해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SOC예산은 23조원에 불과하기에 7년간 쏟아 부어도 이들 공약들을 지키기 어렵다. 한마디로 선거공약은 새빨간 거짓말 이라는 것이다.

최근 명백한 거짓으로 밝혀진 MB정부의 4대강 사업, 자원외교 투자 등과 관련된 정치인, 전문가들의 거짓말은 국가에 엄청난 해악을 끼쳤다. 수 십 조원의 국고와 자연이 손실됐어도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제는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에게 그 책임을 끝까지 물어 이들을 정치판에서 쫓아내야 한다. 정치인의 거짓말과 말 바꾸기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별거 아닌 것으로 여기는 우리의 정치풍토도 바꿔야한다.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무관심하거나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 유성엽 의원이 제안한 거짓말 정치인 삼진아웃제를 결코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이를 법제화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언론과 시민단체가 나서서 정치인들의 거짓말 내용과 횟수, 그로 인한 피해상황, 전체 순위 등을 망라한 ‘정치인 거짓말 리스트’를 만들어 매년 또는 선거 때마다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과거 정치인들의 거짓에 속아 지도자를 잘못 뽑는 바람에 국가와 지역사회가 입은 혼란과 손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당장 2년 후에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부터 ‘정치인 거짓말 리스트’를 널리 알려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인들을 추방하고 보다 책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문화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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