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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축제 찾아 떠나는 여행-사람·이야기 있는 지역 작은 축제가 여행 콘텐츠다

지난 15일 순창에서 열린 순창 재즈 페스타.
지난 15일 순창에서 열린 순창 재즈 페스타.

바야흐로 한국의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의 대부분의 지역은 축제를 준비한다. 이 시기에 버스기사들은 우수개소리로 굴러만 가도 돈을 번다고들 한다. 늦가을의 단풍철까지 맞물려 이 시기의 흥행이 그해 관광 농사를 좌우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을 다니며 만나본 세계의 여러 축제들과 한국의 축제들을 보며 규모는 작지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축제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오늘은 그러한 축제에 관한 이야기다.

학창시절 축제를 제외하고, 해외에서 처음 접한 축제는 1998년 호주 시드니의 Gay&Lesbian(성소수자) 축제인 마르디그라스(Mardi Gras)이다. 본래 마르디 그라스는 프랑스어로 뚱뚱한 화요일이란 뜻인데 기독교에서 부활절 전 40일(사순절)이 시작되기 전날이다. 사순절에는 보통 금욕기간인데 그 전날 많이 먹고 즐기자는 의미로 시작된 축제이다. 이른 봄에 벌어지는 마르디 그라스는 고대 로마에서 술과 방탕의 신으로 알려진 바커스를 기리는 축제와 자연스럽게 겹치며 지금의 마르디 그라스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욕구와 내면을 마음껏 분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성소수자들의 축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이야 성소수자가 문제가 많은 이슈화가 되어 한국에서도 관련 축제가 벌어지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동성연애자들이 대로에서 퍼레이드를 펼치고 나라 전체가 들썩 거린다는 것이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졌다. 또한 1998년도는 호주의 Mardi Gras가 생긴지 20주년이라 더욱 성대하게 벌어져서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대대적인 광고와 더불어 많은 관심이 집중되던 때였다. 행사당일 퍼레이드를 보기위해 한손엔 호주국기와 한손엔 동성애자를 상징하는 레인보우기를 든 70만명의 인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광경은 이슈와 상관없이 이런 것도 축제가 될 수 있구나 라는걸 느꼈다. 마르디 그라스는 미국의 뉴올리언스가 원조 격이며 가장 유명하다.

태국의 코사무이에서 거주 하던 때에도 재미난 축제를 경험했는데 물의 축제인 로이크라통이다. 무수한 운하와 강으로 뒤덮힌 태국은 물과 관련된 큰 축제가 두 가지가 있는데 건기가 끝나는 4월에 벌어지는 송크란 축제와 우기가 끝나는 11월 무렵에 벌어지는 로이크라통이다. 송크란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젊은 층에선 송크란 원정대를 조직하여 페스티벌시기에 맞춰 여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이 귀한 건기가 끝나며 태국의 전통 새해가 시작되는 4월은 수확이 끝나고 가장 더울 때이다. 페스티벌때는 서로에게 물을 끼얹으며 축하를 해주던 풍습에서 시작됐는데 요즈음에는 거리곳곳에서 물총을 쏴대며 소방차까지 동원되며 대단위로 발전했다. 송크란 축제 덕분에 서울의 신촌과 대구에서도 물총축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11월의 로이크라통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강위에 초를 올린 작은 배를 띄워 보내는 축제이다. 치앙마이등지에서는 이때에 풍등을 날려 보내는 이펭축제가 같이 벌어지는데 최근엔 태국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보름달이 뜨는 밤 많은 사람들이 강가에 모여 물로는 배를 띄워 보내고 하늘로는 풍등을 날리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태국의 전통 풍습이 국가적인 축제가 됐다는 것이 큰 영감으로 다가온다. 풍등만 날리는 전통은 대만에서도 행해지고 있는데 최근엔 대구에서도 대단위의 풍등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산불의 위험성과 환경이슈가 겹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가이드를 하다 보니 국내의 많은 축제와 함께 했다. 그중에도 화천 산천어축제나 보령머드축제, 진주 유등 축제 등은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그런 축제들은 지역의 관광자원과 풍습 등을 축제화 하다 보니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축제들은 관광객을 위한 축제라기보다는 지자체의 위문잔치나 축제를 위한 축제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지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페스티벌들이 지역에 정착하여 점점 커나가는 경우 또한 많아지고 있다. 제주도의 국제 살사페스티벌은 살사강사로 활약하던 젊은 부부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함덕해수욕장의 잔디밭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살사를 추며 즐기는 축제를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에서 수 천명이 찾는 큰 축제가 됐다.

필자 또한 지역에 정착하며 규모가 작아도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를 고민했다. 많은 지역에서 보고 느꼈던 경험을 조금 더 지역에 맞게 적용해 보고 싶었다. 순창으로의 공정여행을 표방하여 만든 BOVO순창 프로젝트는 지난 9월 15일 순창에서 JAZZ FESTA로 발전했다. 전국에 JAZZ페스티벌은 많지만 순창은 지역에 녹아드는 축제를 원했다. 올해로 3번째 열린 본 행사는 정형화된 공연장이 아닌 지역민들이 흔히 접하는 카페와 레스토랑 등지에서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읍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즈도 즐기며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여 지역의 발전을 꾀하고자 노력했다. 일본의 타카츠키 JAZZ STREET에서 영감을 받은 순창 JAZZ FESTA가 지속력을 가지고 롱런하길 기원해 본다.

 

완주 고산면에서 열린 너멍굴 영화제.
완주 고산면에서 열린 너멍굴 영화제.

전북에서 청년들의 메카로 통하는 완주에서도 작고 재미난 축제가 많다. 얼마전에는 고산면의 산골짜기에서 불편한 영화제를 표방한 너멍굴 영화제가 개최 되었다. 두번째로 개최된 올해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관객이 찾았다고 한다. 영화를 좋아하던 청년들이 귀촌하여 자신들이 집을 짓고 살고 있는 곳에서 영화제를 개최하자는 발칙한 상상을 실현해 나가는 모습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영화제를 찾아온 많은 관람객들은 마을주민들을 위하여 마을회관앞에 차를 주차하고 15분여를 비탈을 걸어 올라간다. 초저녁의 인디가수의 공연으로 시작된 영화제는 곳곳에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은 관객과 무심하게 팔렛트로 만든 관람석에 대충 걸터앉아 밤새 상영되는 영화를 감상했다. 내년에도 역시나 개최되는 이 영화제는 내년에도 불편함을 감수할 관람객을 기다린다.

우리가 아는 많은 축제들의 역사를 따져본다면 얼마나 되었을까? 브라질의 리오축제도 100년이 조금 넘었다. 우리나라의 축제는 20년만 넘어도 장수 축제다. 그것이 전통이던 아니던 재미와 볼거리 또는 이야기가 있다면 지속 되어 20여년이 지나면 그 또한 전통이 될 것이다. 모쪼록 이런 재미난 축제가 전통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서 지역민도 기꺼이 즐기며 그러한 이익들이 지역에 돌아간다면 지속가능한 좋은 축제가 될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축제보다는 지역의 사람과 이야기가 담긴 축제, 그래서 재미나고 창의적인 콘텐츠들이 자리 잡길 응원해 본다.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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