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돕고 지켜주는 일은 매우 고귀하고 값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가 매우 크죠.”(남편 장진실씨)
“이렇게 직장을 다니면서 보람 있어 하는 사람을 처음 봤어요. 당시 이직을 고민하던 차였는데 그런 남자친구의 모습에 반해 소방공무원이 되기로 했죠.”(부인 국설희씨)
장진실(35) 익산소방서 소방장과 국설희(35) 무진장소방서 소방교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함께 기적을 만들어가는 든든한 동료다.
장진실 소방장은 ‘하루라도 값지게 살다 가자’는 목표로 소방안전관리학과를 졸업해 소방시설점검업체에서 근무하다 2009년 소방공무원이 된 ‘진골 소방관’이다. 2012년에는 제1회 전국심폐소생술 경연대회 전북지역 담당자로 참여해 1위를 거머쥐었다. 투철한 업무정신과 희생정신으로 전북119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명이라도 타인의 생명을 구했다면 값진 일을 한 것이고 이것이 모여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고 말하는 장 소방장. 그의 자부심과 사명감에 반한 국 소방교도 2012년 소방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국 씨도 심폐소생술로 5차례 생명을 구하며 도내 200여 명밖에 되지 않는 ‘하트 세이버’ 순금배지 수상자로 기록됐다. 그만큼 많은 구조현장을 누볐다는 증거다.
생사를 넘나드는 각종 재난·사고 현장이 일터인 이들은 언제나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다.
“지하 노래연습장에서 불이 났는데 연기로 한 치 앞도 안 보어요. 10개가 넘는 방문 앞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죠. 또 어떤 화재현장에서는 들어갔더니 안타깝게도 이미 숨져 있었어요. 그럴 때 이 분을 감식을 위해 놔둬야 하나 도리상 밖으로 데리고 나와야 할까, 정말 선택의 연속이에요.”
몇 가지 사례를 모아 만든 현장 가이드 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고는 예측할 수가 없다. 서로의 힘듦을 잘 알고 있는 부부는 서로에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가장 가까운 조력자이자 조언자가 됐다. 장 소방장은 “작은 영웅이라 불리는 소방공무원들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데 마땅히 치료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며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곁에 있는 사람과 업무적인 상담,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소방관 부부이기에 힘든 점도 크다. 둘 다 당직근무와 비상 대기가 일상이다 보니 육아를 함께 하지 못하고 언제나 교대근무다. 갑작스럽게 출동해 밤낮없이 아이를 맡길 땐 정작 내가정은 지키지 못하는 것 같은 우려도 된다.
그러나 결국 자녀가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지지해준다고 답하는 부부는 소방공무원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대단했다.
이들은 “‘소방의 날’을 기념해 도민들이 화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또 소방공무원들의 인간적인 모습도 알게 됐으면 한다”며 “소방조직을 대표해서 누군가는 말해야 하는데 아마 우리의 이야기가가 소방공무원의 업무적인 모습, 인간적인 고민들을 모두 담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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