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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에펠탑처럼

전주는 도시팽창으로 외형상 다핵도시 같지만 한옥마을 하나에 의지하는 단핵도시나 다름 없다. 그간 전주시가 심혈을 기울여 성장동력으로 만들었던 한옥마을의 파급효과가 도시 전체로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현재는 그 동력마저 떨어진 상태다. 한때 붐비는 관광객으로 장사가 잘돼 가게 얻기가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장사가 안돼 빈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다른 도시나 마찬가지로 상가에서 파는 음식 등 먹거리가 특색이 없고 풍남문~전동성당~경기전~한옥마을로 이어지는 관광코스를 둘러 보는데 반나절이면 끝나 버리기 때문에 굳이 전주에서 잘 필요가 없다는 것.

한때 전주 갔다오면 자랑삼아 무조건 선물용으로 수제 초코파이를 사갔지만 지금은 잘 안사간다. 일부 숙박업소에서 성수기 때 비싼 숙박료를 받는 등 횡포를 부려 이미지가 나빠졌다. 이 때문에 잠자리를 전남 여수에 빼앗기면서 반토막 났다. 전주는 값싼 콩나물국밥이나 비빔밥 그리고 안주거리가 푸짐한 막걸리 정도나 먹고 스쳐 지나가는 경유관광지 밖에 안되고 있다. 숙박관광객들로 붐벼야 전주가 불야성을 이루면서 흥청거리고 돈을 쓰고 가는데 그렇지가 않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이 지금 와서는 다른 곳과 차별이 안돼 다시 찾고 싶은 곳이 아니라는 것. 내국인들이 줄고 외국인들이 느는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연간 1천만이 찾는 도시라고 자부심을 가졌지만 한옥마을을 차지한 외지인들이 건물을 비싸게 임대해줘 전주는 속빈강정꼴이 돼가고 있다. 문제는 전주에 볼거리와 체험형 관광지를 만들어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전주시 혼자만의 힘 갖고는 안되고 민자유치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자광에서 도청 옆 대한방직 자리에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건립하는 것은 전주 관광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시중에는 먹튀논란에다가 온갖 특혜시비까지 미처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난무하지만 프랑스 파리 상징인 에펠탑처럼 만들어야 한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 세계박람회 때 세워진 높이 324m의 에펠탑을 건립할 때도 논란이 많았다. 역사성이 깃든 문화와 예술도시에 철제탑을 만드는 걸 놓고 파리지엥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무슨 파리에 철제탑을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모든 관광객이 에펠탑을 찾아 예술의 도시 파리가 더 빛나면서 랜드마크가 되었다. 투자해서 일자리까지 창출하겠다는 사람을 발목잡거나 반대하는 건 모순이다. 언제까지 전주사람들이 일부 보수 언론들의 비난섞인 조롱을 받고서 살아야 하는가. 전주도 보수적인 낡은 사고의 틀을 깨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반대하는 사람은 애향론자고 찬성한 사람은 전주를 피폐하게 만드는 사람쯤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주시나 의회는 면피성 공론화위원회를 만드는 것 보다 과도하게 특혜가 주어지지 않고 개발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용머리 고갯길로 호남선 철길이 못나도록 반대했던 그런 우(愚)를 다시금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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