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북 연극계는 미투(Me Too)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전북 연극계에서도 성폭력 가해자가 잇따라 밝혀지면서 가해자가 이끌던 극단 3곳이 해산했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는 미투 운동 사례와 관련해 연극인 총 4명을 제명하기도 했다. 극단 해체로 해당 극단이 운영하던 소극장들도 문을 닫았다. 그럼에도 많은 극단은 꾸준히 작품을 올리면서 그 빈틈을 메웠다. 연극 가운데 시극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도내 창작 뮤지컬의 서울 진출도 일정 성과였다.
△연극계 관통한 미투…자정 노력 이어져
올 한해 전북 연극계는 미투 운동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하루걸러 하루, 성폭력 가해자가 드러났다. 이 미투 폭로로 극단 명태, 극단 황토, 문화영토 판 등 전북 극단 3곳이 해체를 결정했다. 해당 극단과 관련된 모든 지원사업도 취소됐다. 이후 연극인들은 ‘전북 연극인 Me too With you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성폭력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는 등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미투 운동으로 전북연극협회에서 제명된 연극인은 도내 극단 대표와 교수, 연출가 등 총 4명.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난 가해자 3명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징계 처리를 요구받은 가해자 1명 등이다. 이들에게는 전북연극협회 제명과 지역 내 협업 배제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로 인해 영호남연극제와 전북소극장연극제 등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다. 내년이면 20주년인 영호남연극제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 영호남연극제조직위원회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각 지역 자체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 예산 부족으로 지역 순회 없이 전북(익산)에서만 작품을 올리면서 영호남연극제의 본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북소극장연극제도 참가 극단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반면 전국청소년연극제는 전북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행사였다. 지난 20년간 서울에서만 열렸던 전국청소년연극제가 지난해 광주에 이어 올해 전주에서 개최된 것. 전북 대표로 출전한 전주여고 연극부가 단체 부문 우수상을 받아 전북 청소년 연극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시극 활성화로 연극 다양성 꾀해
올해는 시의 내용을 연극 형식으로 풀어낸 ‘시극’이 활성화된 해였다. 소울공연예술원이 주최하고 모레노 극단과 한국문화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제1회 전라도 천년의 시향(詩香)-시극 페스티벌’, 극단 모레노와 소울공연예술원이 공동 주관한 ‘제5회 전주 찬가-시극 페스티벌’이 그것. 각종 행사에서도 시극이 공연되는 등 저변이 확대됐다.
△지역 작품의 서울 진출…가능성 엿봐
도내 창작 뮤지컬의 서울 진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극단 두루의 창작 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옛 프랭크딕시의 고백)’. 두 번의 독회와 한 번의 무대 공연을 거친 이 작품은 CJ문화재단의 ‘2018 스테이지업 공간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서울에서 장기 공연(2주)의 기회를 얻었다. 또 예술집단 고하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을 통해 창작 뮤지컬 ‘달은 오늘도 나를’을 전주와 서울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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