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다’는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흠집이 없다 는 말이다. 원래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 한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운다는 뜻이다. 이런 뜻이 번져서 현재의 뜻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할 때 감쪽같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얘기도 설일 뿐이다.
그런데 최근 모 일간신문에서 ‘감쪽같다’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글에서는 대중에 널리 퍼져 있는 ‘곶감 쪽과 같다’에서 온 것이라는 설은 물론이고 조항범 교수가 주장한 ‘감접(-?)과 같다’에서 온 것이라는 설도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떤 원로 국어학자가 주장한 것이라고 하며 ‘여성의 은밀한 신체 부위 쪽(성기)과 같다’에서 온 것이라는 좀 색다른 설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설은 여성의 성기가 부부관계를 한 후에도 별다른 흔적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런데 여성의 성기 모양을 빗대어 ‘감씨’라는 말은 있지만 현재 ‘여성’을 뜻하는 ‘감’이나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지시하는 ‘쪽’이라는 단어는 확인되지 않고, 또 일상어를 만드는 데 입에 올리기 민망한 여성의 주요 부위와 관련된 단어를 이용했다고 본 점에서 이런 설은 크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감쪽같다’의 어원은 감나무 가지를 ‘고욤나무’에 접붙이고 끈으로 칭칭 감아두면 고욤나무와 감나무가 밀착되어 접을 붙인 표시가 나지 않으므로 ‘감접’을 붙인 것처럼 흔적이 없는 상태를 ‘감접과 같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감접과 같다’가 ‘감쪽같다’로 어휘화 되어 쓰인 말이 정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 지난 2년 6개월간 매주 한 번씩 독자와 만났던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이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습니다. 안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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