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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53) 13장 동정(東征) 9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와사키를 내보낸 후에 계백이 마룻방으로 측근들을 불러 모은 후에 가와사키의 말을 전했다. 함께 들은 슈토가 거들고 나서 계백이 물은 것이다. 둘러앉은 측근은 집사 역할을 하고 있는 노무라와 하도리, 슈토와 다께다까지 넷이다. 중신(重臣) 사다케는 미사코성에 남아 미사코의 정치를 돕는 바람에 빠졌다. 그때 하도리가 말했다.

“주군, 가와사키가 작심을 하고 주군께 건의를 한 마당에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슈토가 거들었다.

“그렇습니다. 우에스기를 베어 죽이고 영지를 몰수하시지요.”

다케다가 말을 이었다.

“주군께 이 영지를 맡기려고 했다니 받으셔야 합니다.”

잠자코 듣던 계백의 시신이 노무라에게로 옮겨졌다. 시선을 받은 노무라가 말했다.

“제가 하인들을 풀어 잠깐 민심을 들었더니 우에스기에 대한 백성들의 비난은 거의 없습니다. 가신들의 반란이지만 이것이 전쟁으로 발전되면 백성들이 피해를 보겠지요.

계백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권력투쟁을 하는 자가 민생(民生)을 염두에 둘 여유는 없을 것이다. 노무라는 그것을 지적한 것이다. 계백이 노무라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낫겠느냐?”

“우에스기 영지의 백성을 위해서 우에스기를 죽이시지요.”

거침없이 말한 노무라가 계백을 보았다.

“지금까지 겪은 영주 중에 가장 질이 나쁜 자입니다. 주군께서 이 영지를 접수하시지요.”

“그렇게 되면 내 영지가 소가 섭정보다 더 커진다. 소가 가문이 가만 있겠느냐?”

“소가 부자(父子)의 영지는 200백만석이었습니다. 더구나 주군께선 백제방의 대리인 자격입니다. 1천만석이면 어떻습니까? 왜국은 대백제(大百濟)의 남로입니다. 이번 기회에 주군께서 직할 영지를 더 넓히셔서 왜왕실과 백제방의 기반을 굳혀 놓으셔야 합니다.

계백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노무라, 넌 아리아케의 신하로 지내면서 답답했겠다.”

“아니올시다.”

노무라의 얼굴이 붉어졌고 둘러앉은 측근들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비쳤다. 노무라는 타카모리의 신하였던 아리아케의 중신이었던 것이다.

“신하는 주군의 그릇을 따라가는 법입니다.”

붉어진 얼굴로 노무라가 외면한 채 말했다.

“주군을 모시게 되어서 제 잠재력이 늘어났을 것입니다.”

계백이 노무라와 하도리, 슈토, 다께다를 차례로 보았다. 모두 왜인(倭人)이다. 하도리는 성씨를 백제식으로 하(下)로 바꿔 하씨 일문을 이룰 것이었다. 이윽고 계백이 머리를 끄덕였다.

“우에스기를 타도할 전략을 세워라.”

다음날 오후에 우에스기가 거성(居城)인 토요야마(豊山)성에서 전령의 보고를 받는다. 전령은 기치성에서 가와사키가 보낸 장수다.

“주군, 백제방 달솔이며 영주인 계백이 1천5백 기마군을 이끌고 기치성에 왔습니다.

“무신(武神)이 왔다고?”

눈을 가늘게 뜨고 웃은 우에스기는 거구에 비대한 체격이다. 아직도 말을 타고 사냥을 다니고 한끼에 꿩 두 마리를 먹는다.

“예, 계백 영주는 기치성에 며칠 머문다고 합니다.”

“이곳까지 온다더냐?”

“아직 모릅니다.”

기치성에서 토요야마 성까지는 4백50리, 기마군으로는 나흘 거리다. 전령이 말을 이었다.

“계백 영주가 기마군과 수행원의 숙식비를 금화로 지급했습니다.”

“뭐? 숙식비를 지급해?”

놀란 우에스기가 눈을 치켜떴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인심을 얻으려는 수작이로군.”

그때 중신(重臣) 노부다나가 입을 열었다.

“주군, 계백에게 사신을 보내 이곳에는 뭘 하러 왔는지, 어디까지 갈 것인지를 물어보도록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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