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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261) 13장 동정(東征) 17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사냥을 나갔던 우에스기가 오오다숲에서 계백에게 사냥을 당한 후에 영지 안은 즉시로 내분에 휩싸였다. 우선 거성(居城)인 토요야마 성 안에서 세 자식 간에 전쟁이 일어났다. 셋 중 품이 배다른 형제인데다 같은 배에서 난 둘도 견원지간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동복형제 중 동생이 형을 죽였고 이틀 후에 그 형이 배다른 아우한테 죽임을 당했다. 그 전쟁으로 세 형제가 보유했던 전력이 3할 정도만 남았다. 7백여 명이다. 살아남은 동생 이름이 아끼로, 24세. 그 아끼로가 승리의 기쁨을 하룻밤도 느끼지 못하고 미나미가 이끄는 군사에게 패배, 목이 베어졌다. 이렇게 토요야마성은 우에스기가 죽은 지 나흘 만에 미나미의 수중에 떨어졌다.

“대감께 보고하고 지시를 기다린다고 말씀드려라.”

미나미가 오오다숲에 머물고 있는 계백에게 전령을 보내면서 말했다.

“토요야마성은 대감이 입성 하시기를 고대한다고 전해라.”

그 시간에도 우에스기의 영지 안은 이합집산이 거듭되었다. 자식끼리 전쟁이 일어나 자식 넷이 살해되었고 일곱은 도망쳤으며 하나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섯째 아들 아오모리다. 23세, 북쪽 국경의 성주로 나가 있었지만 독실한 불교 신자로 평소 근면하고 검소해서 주민의 인망을 모았던 자식이다. 아오모리는 주변의 3개 성을 모아 독자 세력을 형성했는데 군사는 5천여 명, 기마군 2천, 보군 3천 정도다.

또 하나, 국경에서 계백을 기다리고 있다가 주머니가 터진 사냥꾼 꼴이 된 노부사다. 정병(精兵) 수천을 보유한 채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던 노부사다가 갑자기 벼락을 맞았다. 우에스기가 사냥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는 사흘이나 시간이 지난 후였다. 우에스기가 죽은 후로 살아남은 가신, 무장들이 흩어졌지만 노부사다한테는 보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생존자 대부분이 토요야마성, 또는 우에스기의 아들들한테 달려간 것이다. 아연실색한 노부사다가 평정을 찾고 나서 한 일이 아스카의 섭정 이루카에게 전령을 보낸 것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이런 내용의 밀서를 이루카가 받았을 때가 우에스기가 죽은 지 엿새째가 되는 날이다. 그때 노부사다는 화청의 대군이 옆쪽에 닿았다는 보고를 받고 다시 기절할 듯 놀라 좌불안석이 되어있던 상황이다. 이제 이루카가 어떤 지시를 하건 떠날 생각이 일어났다. 그런데 우에스기가 없는 영지로 돌아갈지, 아니면 후쿠토미 영지를 통과해서 이루카에게 갈지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

계백은 미나미의 전령을 받고도 움직이지 않았다. 전령을 기다리게 한 후에 이틀간 사냥을 계속했으니 우에스기를 죽인지 어느덧 8일이 지났다. 그리고 그날 아침, 다시 토요야마 성에서 미나미가 전령을 보냈다. 이번 전령은 기치성주 가와사키다. 40대의 가와사키가 진막 안에 들어와 계백에게 절을 하고 말했다.

“우에스기 영지의 42개 성 중에서 38개가 투항서를 제출했습니다.”

가와사키가 계백을 우러러 보았다.

“4개 성은 우에스기의 여섯째 아들 아오모리와 함께 서북쪽 국경에 모여 있는 바, 말씀만 내리시면 소탕군을 모아 섬멸시키겠습니다.

계백이 지그시 가와사키를 보았다. 진막 안은 조용하다. 둘러선 무장들도 숨을 죽이고 있다. 이윽고 계백이 입을 열었다.

“너도 이곳에서 이틀만 더 기다려라. 이번 전쟁은 서두르는 쪽이 무너지게 되어있다.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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