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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이 광주업체의 오염토양 투기장인가

광주광역시의 토양정화업자가 오염된 토사를 임실군에 반입해 군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의 맹점을 이용한 이번 행위는 식수를 취수하는 옥정호를 오염시킬 수 있어 반드시 철회되고 원상 복구해야 마땅하다. 이번 사태의 전말을 보면 광주시나 토양정화업자가 임실군민을 얼마나 얕잡아 봤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광주시에 소재하는 삼현이엔티라는 토양정화업체는 지난해 10월 임실군 신덕면의 한 폐공장을 인수했다. 오염된 토사를 반입해 정화시켜 판매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말 대구지역 주유소와 버스정비업체 등에서 기름이 뒤범벅된 토사 350여 톤을 이곳으로 들여왔다. 이를 인지한 임실군이 임실경찰과 함께 토사 처리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하려 하자 “수색영장을 가져와라”며 진입을 막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 지역 국회의원과 임실군수, 군의회는 기자회견과 결의문을 통해 “광주시는 임실 토양오염 정화시설 허가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사태는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는 광주시 담당자와 토양정화업자의 오만한 행동이다. 토양정화업체 등록 권한을 가진 광주시는 당초 임실군에 오염토양반출계획 적정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임실군은 부적정 의견을 내고 항의방문까지 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를 묵살했다. 또 업체는 지역에 들어와 사업을 하려면 주민과 상생 노력을 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했다. 이들의 행위는 선한 이웃으로 지내고자 하는 임실군민을 배반한 것이나 다름없다.

둘째는 허술한 토양환경보전법의 문제다. 이 법 제23조 7항과 환경부 예규는 ‘토양정화업을 하려는 자는 사무실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에게 등록’토록 하고 있다. 이는 자치단체장의 승인이 있으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토양오염 정화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토양오염 정화시설을 설치할 자치단체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다. 이 법은 2004년 신설 당시 등록 권한을 환경부 장관이 갖도록 했으나 2012년 개정을 통해 시도지사가 갖도록 했다. 개악인 셈이다. 따라서 이 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국회에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이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여야를 떠나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이번 오염토사 반입지역은 옥정호에서 2.1km 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옥정호는 임실과 정읍 김제지역 식수원이다. 또 옥정호 내부에는 국가습지로 추진 중인 습지가 있다. 법 개정과 함께 원상회복이 하루 빨리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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