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석면해체 학교 5곳 모니터링
현장 밀폐 제대로 지킨 곳 하나도 없어
“민·관 모니터단 운영, 관리감독 철저히”
전북지역 일부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석면해체·제거 현장에서 공사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북안전사회환경모임이 석면해체 작업을 한 도내 학교 5곳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1급 발암물질인데다 초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석면 가루가 작업현장 밖으로 쉽게 퍼져나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북환경운동연합·전북안전사회환경모임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전북지역 학교 석면해체·제거 현장에서 공사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방문한 학교 5곳 중 ‘음압’을 제대로 유지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석면 해제 작업을 할 때는 석면가루 날림을 방지하기 위해 건물 내부를 비닐로 밀폐하고 내부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음압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95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방문한 현장은 적정한 음압을 측정할 음압기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고, 보유했더라도 적정압력인 -0.508 mmH2O(수주밀리미터)를 유지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이다.
현장 인근에 탈의실, 샤워실 등 위생설비가 없어 작업자들이 멀리 다녀야 하고, 석면 폐기물 반출 과정에서 제대로 밀폐가 안 된 점도 위험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공사 현장 안전 미비뿐만 아니라 안일한 관리·감독도 지적됐다.
이들은 “더 큰 문제는 시공사와 현장을 점검해야 할 감리도 음압기 설치방법과 적정 압력 수치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는데도 작업을 강행시키는 감리사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관 협력형 석면 모니터단을 구성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도내 석면해체 공사를 한 132개 학교 중 102개교(77.3%)가 안전성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거나 평가를 받지 않은 업체에서 공사를 진행해 논란이 됐었다.
단체는 “학교 일정에 맞춘 촉박한 기한도 문제”라며 “속도전보다는 철저한 가이드라인 준수, 관리감독으로 안전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에서 석면해체 공사가 남은 학교는 460여 곳, 60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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