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쫓기고 세상에 밀리느라 현대인들은 눈코 뜰 새 없습니다. 가고 오는 계절과 변해가는 세상에 눈길 한 번 주기 쉽지 않습니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보고,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들과 제 몫의 세상을 밀고 끌고 가는 사람들과 이 땅에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일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풍경에 시인의 마음을 짧게 덧붙입니다. 한 컷의 사진과 몇 줄의 글이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징검돌이 되고, 우리들의 마음속 정을 불러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수선
작년에 입혔던 다섯 살배기 봄옷이 깡총합니다. 아이 아빠의 츄리닝 무르팍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길 건너 수선집에 갑니다. 늘이고 누벼서 한 해 더 입힐 모양이네요.
입춘 지나고 이제 며칠 있으면 우수, 다행히 올겨울은 작년처럼 춥지 않습니다. 하늘이 살펴주신 게 틀림없지요.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늘 행복은 형편없고 행운은 토막일까요? 모두 어려운 시절입니다. 우리네 닳고 해진 행복도, 깡총한 행운도 수선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 엄마는 횡단보도 옆 포장마차에서 뜨끈뜨끈한 붕어빵 한 봉지 살 것입니다. 종종걸음을 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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