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
정부는 최근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 이를 통해 전라북도 100년 먹거리 전략이 시동을 걸고 낙후와 소외라는 통곡의 벽을 넘어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북에는 여전히 ‘죽음의 계곡’이라는 협곡이 존재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새만금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었고 국제공항까지 들어서게 되었지만, 새만금밸리를 어떻게 개발해서 전북의 미래산업과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향은 아직 묘연하다.
문재인 정부는 전북에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구축을 약속해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 역시 전북 대도약 핵심 프로젝트로 ‘스마트 팜 혁신밸리 조성’을 선정해 목표달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의 중심에 무한한 가능성의 땅인 새만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새만금 종합계획에 따르면, 농생명용지 8570ha와 바이오작물 시범생산단지 400ha 조성을 비롯해, 새만금 전체면적의 32.4%를 농생명용지로 만들고, 이곳에서 친환경 고품질 첨단 농업 등 다양한 기능의 복합화를 통한 미래 농생명클러스터를 육성한다. 연구기반을 중심으로 한 생산·가공·유통 중심의 농산업 클러스터가 대규모로 조성되는 것이다.
한국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이나 해외 농업국가에 비해 낮다보니 “새만금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고품질,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해 중국시장의 고소득층을 표적으로 적극 공략한다면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 현재 중국 상해시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입산 농산물이 중국 현지산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고소득층에게 판매가 잘 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고소득층은 중국내 식품안전사고로 인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맛과 안정성 등 품질이 보장되는 수입농산물을 찾고 있다. 게다가 중국 내수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가 발간한 2018년 세계 부 보고서(2018 Global Wealth Databook)를 보면, 세계 1% 부자인 중국인은 420여만 명으로 일본(355만명), 영국, 독일보다 많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새만금밸리의 성공과 청정 전북 미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 전북대학교에 약대 유치다. 친환경 기능성 농산물과 가공식품, 기능성식품을 고도화하기 위해서 산업약사가 필요하다. 기능성 식품과 천연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산업약사를 길러낼 ‘전북대 약대’가 만들어진다면 새만금 식량단지의 배후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비롯한 연관 산업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 정부와 전북도가 추진하는 아시아 농생명밸리와 세계적 식품클러스터 구축에도 정확히 부합하게 된다.
전북대에는 이미 의대, 수의대, 치대, 공대는 물론 종합병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미생물산업 육성지원센터 등을 갖추고 있어 산업약사를 키우기에 제격이다. 또 전북대에 약대가 유치된다면 대학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교육과정의 50% 정도를 산업계 종사자와 연구원들에게 위탁하여 실무개발 능력을 배가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우수인재에게 50%수준으로 문호를 개방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첨병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교육부는 신설 약대 배정을 확정 예고하고 전북대를 비롯한 전국 12개 대학의 신청을 받아 심사에 들어갔다. 전북의 발전을 위해 넘어야할 협곡에 ‘전북대 약대’라는 구름다리를 놓을 수 있도록 전북 도민과 정치권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