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도, 예비 고등학생들도 모두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들도 교육청이 돌봐야 할 학생 아닙니까.”
전주 상산고 학부모들이 상반기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 대해 “불공정한 평가지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고, 시위 등 집단행동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상산고 학부모 150여 명이 학교에 모여 ‘비상 학부모 회의’를 열었다. 도교육청이 최근 상산고가 수차례 요구한 ‘재지정 평가 지표 시정’을 수용하지 않자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날 강계숙 비대위원장과 학년별 대표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서명 운동·시위·교육감 면담 등 평가 지표 수정을 위한 집단행동을 결정했다. 학부모들의 뜻이 수용될 때까지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평가거부의 입장에 가깝다.
학부모들은 상산고 측이 그동안 주장했던 평가 지표의 불합리성에 공감하며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지표는 자사고를 취소하기 위해 만든 지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북교육청의 일방적인 평가 지표 강화로 학생들이 피해와 혼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산에서 온 학부모 김다연 씨는 “‘학교의 시스템과 역사가 오래갔으면 좋겠다. 엄마가 지켜달라’는 딸의 말에 멀리서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단순히 학교 유형이 바뀌는 게 아니라 수많은 학생들의 입시 방향이 바뀌고 새로 대비해야 하는 일”이라며 “사전 예고나 대비책도 없이 자사고 폐지를 고려한다면 지정 취소된 후에도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일관돼야 할 교육정책이 각 교육청의 운영방향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도 지적했다.
광주에서 온 학부모 유진희 씨는 “전북을 제외한 타 지역 교육청들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지표 수정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며 “같은 조건에서 학교가 전주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건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상산고 주변 상권 주민들도 서명운동 등 ‘상산고 재지정 평가 정상화’를 위한 집단행동에 동참했다.
서명에 참여한 인근 주민들은 “상산고를 찾는 타 지역 학생, 학부모들이 유입되면서 죽었던 지역 상권이 되살아났다”며 “상산고가 일반고로 전환됐을 때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입는 타격은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교직원회의에서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한 학교 대응방안이 논의됐지만 의견이 합일되지 못했다.
앞으로도 교육청 성향에 따라 평가방식이 급변하지 않도록 ‘평가거부’라는 직접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학생보호를 위해 도교육청과의 전면 마찰을 최소화하도록 ‘평가와 별개로 소송을 제기하자’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전북에서 계속 갈등을 빚지 말고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타 지역으로 학교를 이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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