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기금운용부서를 잔류시킨 연기금의 수익률이 전북으로 이전한 국민연금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지난 2017년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할 당시 업계 일부 관계자와 언론 등은 서울에 기금운용기능을 남겨둔 사학연금(전남 나주)과 공무원연금(제주)의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은 소재한 지역보다 장기투자에 대한 포트폴리오 전략과 국제시장의 흐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16조원을 운용하는 사학연금의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률은 -2.4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9조원을 굴리는 공무원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1.7%로 집계됐다. 650조 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1월 누적 수익률은 0.27%로 집계된 점을 미뤄볼 때 최종수익률도 이들 연기금보다 높을 전망이다.
국내 3대연기금의 수익률 저조는 주식시장이 활황을 이어갔던 2017년과 달리, 2018년은 미중 무역 분쟁과 통화 긴축 기조, 신흥국 신용위험이 고조되면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채권운용도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이 연기금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국민연금이 공시한 작년 11월(누적)기준 해외채권 수익률은 3.21%다.
이는 2017년 수익률 0.14%는 물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누적수익률 1.87%를 큰 폭으로 웃도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운용 성과는 다른 연기금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졌다.
사학연금의 지난해 11월 해외채권 직접운용 수익률은 1.19%, 해외채권 간접운용 수익률은 -1.58%로, 전년의 8.84%와 3.10%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공무원연금의 해외채권 운용 수익률도 전년의 4.4%에 비해 5.5%포인트 낮은 -2.1%를 보였다. 전주가 운용수익률 제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편견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한국투자공사(KIC)의 해외자산 수익률도 국민연금에 못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이 2017년까지 5년 동안 해외 주식으로 거둔 수익률은 11.3%에 달했다. 한국투자공사는 같은 기간 10.2% 수일률로, 국민연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금융공학 전문가이자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는 카이스트 김우창 교수는“소재지가 연기금 수익률 제고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주장은 허점이 많다”며 “지방에서도 충분히 효율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한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자산이 거대할수록 수익률 제고에 유리한 건 아니다”며, “3대 연기금처럼 대형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관은 단기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강영대 과장은 "자산운용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연구에 기반하기 때문에 리서치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고 반드시 대도시에만 입지해야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는 마치 과학기술분야에서 대덕연구단지가 서울이 아닌 대전에 위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설명하였다.
한국은행의 조사연구 자료에 따르면 실제 선진국의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은행과는 달리 대도시뿐 아니라 여러 중소 규모의 도시에 산재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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