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소 이웃들아 산수구경 가자꾸나 답청일랑 오늘하고 욕기란 내일하세”(정극인 <상춘곡> 중). 온 세상이 푸릇푸릇 돋았습니다. 살랑대는 봄바람 더불어 들풀을 밟아보고 싶은 날입니다. 삼짇날 옛사람들 ‘답청(踏靑)’을 했다지요. 상춘곡>
앞 개울 실버들 하늘하늘 연두 생각에 저 먼저 나간 걸까요? 두 눈이 없네요. 훅 들이치는 꽃내음에 코 문드러지고, 겨우내 우물거리던 이름 하나 불쑥 튀어나올 것 같아 차마 입은 두고 왔네요. 연분홍 블라우스에 초록 머플러 두르고 사푼사푼 어디로 나들이해야 할 것만 같은 봄날, 큰맘 먹고 봄옷 한 벌 장만하러 왔던 그녀 주저앉았네요. 나들이도 가기 전 그만 제풀에 취했습니다.
마네킹처럼 주저앉지는 말고 spring인 양 통통 튀어 올라야겠습니다. 눈 한 번 감았다가 뜨면 흔적도 없을 봄, 가버린 청춘처럼 떠나간 자리 안타까움만 가득할 봄, 샘물처럼 퐁퐁 솟아야겠습니다. 반벙어리 말 더듬듯 말고 나들일랑 오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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