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랑 전주 서곡초 3학년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데
필통이 책상 끝에서 대롱매롱 한다.
‘떨어져라, 떨어져라, 공부하기 싫다.’
‘안 된다, 안 된다, 선생님께 혼난다.’
“어… 어… 슈∼ 우웅.”
결국 필통은 떨어졌다.
그런데 선생님은 계속 수업만 하시고
졸던 내 짝꿍이 깜짝 놀라 일어났다.
* 하랑이의 교실 풍경을 상상해 보세요. 필통도, 하랑이도, 짝꿍도 모두 제각각 딴생각 중인데 선생님만 열심이라면 누가 잘못된 것일까요? 필통이 낙화암 같은 책상에서 제 몸을 던져 선생님께 도전해 보지만 선생님은 관심이 없어요. 깨우고 싶지 않았던 짝꿍을 깨워 좀 미안하긴 하겠네요. 4교시 급식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또는 하교 직전에 필통들은 자주 이렇게 수난을 겪는답니다. 가끔 책상 사이를 지나는 선생님께서 무심히 필통을 집어 책상에 올려주시는 친절을 베풀기도 하지만요, 선생님도 왜 자꾸 필통이 떨어지는지 아셨으면 좋겠네요. -신재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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