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나 아기들 중에 간혹 목이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목을 올바른 자세로 반듯하게 해 놓아도 아이의 고개가 다시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병원에서는 아이의 증상에 대해 기울어진 목을 뜻하는 ‘사경’으로 진단한다. 아이의 목 건강을 위협하는 ‘사경’에 대해 전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박성희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기울어진 목, 사경이란?
사경은 기울어진 목이라는 고개의 자세 이상을 일컫는 말이다. 진단명이라기보다는 증상에 대한 용어다. 예를 들어 허리가 아프다는 표현인 ‘요통’이 있을 경우 추간판탈출증, 척추후관절증후군,근막동통증후근, 요신경근병증 등 다양한 원인이 기저에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사경이라는 증상에도 다양한 원인이 기저에 있을 수 있다. 발생하는 연령에 따라서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혹시 우리 아아도 사경일까?
백일 전 아이들의 사경의 원인 역시 매우 다양할 수 있으나, 백일 이전 아이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는 사경은 크게 근성 사경과 자세성 사경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근성 사경은 흉쇄유돌근(목빗근)이라고 하는 목의 회전을 조절하는 근육에 만져지는 근육덩어리가 원인이 되어 고개 자세의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흉쇄유돌근이라고하는 근육은 우측과 좌측에 각각 있으며 양측 쇄골에서 시작해 각각의 귀 뒤쪽 뼈에 부착하는 근육이다. 이 근육은 고개를 회전시키고, 옆으로 기울이고, 고개를 숙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근육에 있는 근육덩어리(의학적으로는 종과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가 움직임을 한 방향으로 쏠리게 만드는 일이 일어난다. 이 근육의 움직임의 방향이 우리를 많이 헷갈리게 하는데 예를 들어서 우측 흉쇄유돌근의 수축은 고개를 좌측으로 회전시킨다. 그래서 아이가 좌측을 많이 보는 경우 소아청소년과 의사선생님께서 ‘우측 사경이 의심됩니다.’라는 소견서를 써서 진료를 의뢰하면, 간혹 부모들이 의아해하시면서 ‘우리 아이는 좌측을 많이 보는데, 우측 사경이라고 잘못 써서 보내주셨어요.’라고 말씀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표현할 때는 고개의 방향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흉쇄유돌근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이 경우 우측(흉쇄유돌근의 문제로 인한) 사경이라는 표현이 맞다.
두 번째는 만져지는 종괴도 없는데, 아이가 늘 한 방향으로만 하고 있는 자세성 사경이 있다. 물론 이 때도 초음파 검사를 해 보면 촉진되는 종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흉쇄유돌근의 두께가 두꺼워진 경우도 있고, 근육의 성질이 초음파 검사 상에서 달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근육 자체의 문제가 아닌 발달지연이 있는 환아들에게서 고개 자세 이상을 볼 수 있다. 종괴가 만져지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고개를 못가누니까 그렇겠지. 곧 좋아지겠지.’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종괴가 없이 고개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아이들은 고개 가누기라는 대근육 발달의 시작에 문제가 있어서일 수 있다. 아이의 발달은 목가누기에서 시작한다. 고개의 자세와 위치를 꼭 확인해주어야 한다. 아이 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고개 방향의 성향이 있고 이에 따라 손잡이의 경향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백일전의 아이가 지나치게 한쪽 방향만을 보거나, 한쪽 손만을 빨게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지나치게 한쪽만을 보는 자세는 아이의 전체적인 근골격계의 발달에도 좋지 않다. 아이의 몸통은 백일 전에는 통나무와 같아서 고개가 돌아가면 몸통도 같이 돌아가게 되는 경향이 있다. 고개 자세에 따라 골반도 비대칭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백일 전에는 고개의 왼쪽과 오른쪽을 골고루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경의 치료법은?
근성 사경의 경우 이의 부모님이 빨리 인지할수록 치료가 일찍 끝날 수 있다. 심지어 자세를 잘 잡아줘 병원에 내원했을 때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이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목 가누기가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자세성 사경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아이의 발달을 확인하고 자극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자세성 사경 환아의 경우 추후 발의 발달을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박성희 전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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