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학생·학부모, 29일 자필 편지 396통 청와대에 전달
자사고 재지정 평가 관련, 정부에 “공정한 판단 해달라”
서울간 학생들 “수업 빠지는 부담보다 심정 전하는 게 중요”
“수업을 빠지는 게 부담됐지만 상산고 학생들의 대표로서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대통령께 전하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전주 자립형사립고인 상산고 학생들이 청와대 문을 두드렸다. 학교도 결석한 채 상경한 이들은 정부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해 공정한 판단을 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전주 상산고 학생회 소속 김정윤·이대훈·강지호 학생과 학부모 등 6명은 29일 청와대 제도개혁실을 방문해 공정한 자사고 평가 등을 요구하는 자필 편지 396통을 전달했다.
이날 학생들은 “우리학교 일인데 가만히 결과만 기다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정윤 학생은 “학교와 부모님들이 평가 기준 논란에 대해 수차례 소통 요구를 했음에도 전북교육청은 회피하고 민주적인 합의나 토론의 장도 없었다”며 “계속된 외면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대통령에게까지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학생회가 주도해 재학생들에게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편지를 모았다. 자율적인 참여를 원칙으로 정치적 견해나 일방적인 비난은 쓰지 않기로 정했다. 편지에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평가기준의 불합리함, 상산고가 주변 시민들과 함께 어떻게 발전해 전주의 상징이 됐는지, 자사고는 무조건 폐지하는 정책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 등도 담겼다.
학생들은 “우리 학교가 폐지돼야 할‘교육적폐’인지는 정치적인 논쟁사항이고 우리는 우선적으로 평가 기회와 과정이 평등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라며,“행정과 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생이지만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면 결과는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는 기본원칙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제도개혁실 관계자는 “상산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소통의 부재로 이렇게까지 고충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비서관에게 정확히 전달하겠다. 전달된 편지는 빠짐없이 다 읽어볼 테니 걱정 말아 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산고 학부모 강계숙 씨는 “학부모들이 나선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생활권 보장해주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아이들을 청와대까지 찾아가게 만든 상황이 안타깝다”며 “전북교육청의 평가 발표가 처음 알려진 것보다 늦어지고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동이 크지만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는 오는 6월 11일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당초 5월말 예정됐지만 행정절차 지연과 타 시도교육청과의 시기 조율 등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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