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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과 전주-완주 통합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북지역 인구가 올해 182만 명대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이 폐쇄되어 군산경제가 붕괴되었다’. ’올 1분기 전북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고, 건설수주는 25.2% 감소했으며 수출도 15.5% 줄었다’.

요즘 지역신문 펼쳐 보기가 겁난다. 엑소더스 전북, 지역 기반 붕괴, 어두운 미래. 매일 같이 신문에 등장하는 내용들이다. 도민들에게 기쁨과 안심, 희망을 주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과연 우리 지역 침체의 끝은 어디일까. 붕괴수준에 달했다고 말하는 전북의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는 없는 걸까. 새만금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지만 개발은 터덕대고 개발 완성은 요원하다. 거꾸로 역류하고 있는 전북호를 앞으로 확 되돌릴 수 있는 강력 엔진은 없는가. 전북지역 전체에 드리워진 패배의식과 체념, 절망감을 일거에 바꿔놓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중앙정부에 목맬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새로운 전기를 찾아야 한다. 우리 지역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줄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 중 하나가 전주-완주 통합이다. 창원과 청주에서 보듯이 통합의 시너지효과는 충분하였고 경남과 충북 전체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파급시켜주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세 차례(1997년, 2009년, 2013년)의 통합 시도가 모두 실패하였다. 실패의 후유증과 아픔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전주-완주 통합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 이 문제를 다시 꺼내기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주와 완주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라북도 전체의 미래가 달려있는 긴급하고 중대한 문제이기에 다시 꺼낼 수밖에 없다. 마침 내년에 실시되는 21대 총선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이 문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막상 당선되고 나면 입 뻥끗도 하지 않는다. 2016년 총선에서 전주의 정동영, 정운천, 김광수 의원 모두 통합을 중요한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한 의원은 “통합 무산은 정치인들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다. 당선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 뒤로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단 한마디 해명조차도 없다.

과거의 실패에서 얻은 중대 교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치인들이 정치생명을 걸고서 적극 나서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다른 하나는 통합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완주군민들이 왜곡되지 않은 정보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을 반대하는 기득권층이 만들어낸 가짜뉴스(세금, 전주시 빚, 혐오시설의 3대 폭탄 등)로 인한 완주군민들의 피해의식을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완주군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을 때마다 떠돌이 신세가 된다. 완주군 선거구는 예전엔 김제에 붙었다가 지금은 무주-진안-장수와 묶여있다. 전주가 동일 생활권임에도 불구하고 완주군은 이질적인 시군들과 묶여져 선거를 치르고 있는데, 내년 총선에서는 또 어디에 묶일지 알 수 없다. 전주-완주가 통합된다면 통합시는 4명의 국회의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본래가 한 몸이었고, 지금도 같은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뚜렷한 상호 보완관계를 갖고 있는 전주와 완주가 통합되면 시너지효과가 어느 도시보다 더 클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늘고, 공장부지 확보와 고급인력 유치가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기업유치와 일자리가 창출됨으로서 도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또한 통합시의 새로운 활기와 희망은 전라북도 전체로 확산되는 삼투압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내년 총선을 맞아 도지사, 국회의원, 시장, 군수, 지방의원 등 전북의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전주-완주 통합을 재추진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마무리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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