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앞 200여 명 항의 시위
교육청 출입구 폐쇄 과잉대응 논란
김 교육감 발표일 외부특강 비판도
상산고 학부모들과 총동창회는 자사고 재지정 탈락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상산고 학부모 200여 명은 재지정 탈락 발표가 이뤄진 20일 전북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북교육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의미로 학부모들은 상복을 표시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전북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며 곡을 하고, 근조 조화를 세우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사퇴하라’, ‘불공정한 자사고 심사는 원천무효다’, ‘상산고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차례로 마이크를 잡은 학부모들은 상산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쏟아냈다. 특히 이날 발표된 기준점수 미달이 0.39점 차이라는 것에 더욱 분개했다. 한 학부모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은 엉터리”라며 “타 시·도에서는 70점만 맞아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데 전북은 79점을 넘어도 자사고를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학부모는 “상산고 자사고 폐지 결정 소식을 듣자마자 아침밥도 거르고 회사에 연차를 내고 달려왔다”며 “79점을 맞은 상산고를 자사고에서 탈락시킨다면, 전국에서 살아남을 자사고가 대체 몇 곳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임태형 상산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은 한 학교의 운명을 결정하는 재지정 평가 발표의 날 임에도 평가를 담당한 기관의 수장인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청을 비우고 특강을 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장이면 수장다워야 하고, 교육가면 교육가다워야 한다”며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던 교육감이 정작 자신은 편법과 불법, 비정상적인 행위로 자사고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자사고와 관련해 상산고 학부모들이 집회를 열 때마다 김승환 교육감이 휴가나 외부 특강을 나선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날도 김 교육감은 교원대 특강으로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의 대응도 논란이 됐다. 전북교육청은 정문을 비롯한 출입문을 모두 폐쇄하고, 후면 출입구 한 곳만을 개방한 채 학부모들의 청사 내 진입을 막았다. 경찰도 기동대 등 경력 100여 명을 전북교육청 주변에 배치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이어갈 뿐 불미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강계숙 상산고 학부모회 대표는 “115일 동안 교육청 앞에서 학부모들이 피켓 시위를 할 동안 우리(학부모)는 교육감의 자동차만 봤지만, 교육감은 우리를 보셨을 것”이라며 “소통 없이 피하기만 하는 것은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항의 시위는 박삼옥 상산고 교장의 당부로 마무리 됐다. 박 교장은 항의 시위에 나선 학부모들 앞에서 “교육청의 평가는 적법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 정의가 없다”며 “다가올 청문 과정에서 이러한 적법하지 않음을 만천하에 알리고 재지정 문제가 충분히 논의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고 지위 박탈은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학교의 문제는 학교에서 책임질 테니 학생들은 공부에 전념해 달라”며 “학부모님들도 학생들이 다른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