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이 동국사 옆에 개관했는데요.
취재를 마치자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군산에 왔는데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니 딱 떠오른 것이 짬뽕이더군요. 여기저기 유명한 짬뽕집이 많지만, 앞으로 전국 최초로 짬뽕특화거리가 조성될 동영길로 가봅니다.
아 참. 동영길로 가기 전에 하나 만나고 갈 곳이 있군요. 바로 군산화교역사관입니다. 1882년 임오군란 이후 조선과 청나라 간 맺은 '조·중 상민수륙무역장정' 조약으로 중국인들이 조선으로 많이 들어와 장사했는데요, 현재는 10여 곳밖에 안 되지만, 많을 때는 60개가 넘는 화교 중국음식점이 군산에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짬뽕이 중국음식이다 보니 먼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올해 10월쯤 짬뽕특화거리가 들어설 동령길입니다. 장미길과 더불어 군산만의 특색 있는 짬뽕을 육성해 근대문화도시 관광객 연계를 통한 관광도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조성된다고 합니다.
앞서 화교역사관에서도 봤지만, 동령길과 장미길에는 수많은 중국음식점이 있었습니다. 현재도 성업 중인 중국음식점은 10여 곳이라는데요, 화교의 군산 역사가 군산 근대문화유산거리를 더 예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짬뽕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맛 지도를 제작, 키오스크 설치, SNS 등을 통해 짬뽕특화거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고 하니 군산 여행에서 새로운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생길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점심은 근대문화유산의 보고답게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음식점에서 하려고 하는데요, 현재 성업 중인 관계로 상호는 지웠습니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군산의 영화 역사 속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인데요, 들어가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빨간 벽돌도 같은 건물인데요, 올해로 67년째 되는 중국음식점입니다.
외형도 오래되었지만, 내부의 독특한 공간구조가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72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2010년 군산시에서 군산 개항 111주년을 기념한 <2010 군산기네스>에도 선정되었는데요, 겉은 동화 같은 풍경인데 내부도 그럴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구는 보통의 중국음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는데요, 하지만, 가운데 카운터를 두고 매장이 양쪽으로 두 군데나 되는군요. 대게 입구에 카운터가 있지만, 이곳은 특이하게도 한가운데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영화 포스터가 하나 붙었군요.
황정민 주연의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를 이곳에서 촬영했다는데요, 황정민이 도박하는 장면을 찍었다고 합니다. 2013년 6월 5일 촬영하고 황정민이 남긴 사인이 있군요. 남자가>
건물이 워낙 넓다 보니 빈 여백을 중국풍의 물건들로 채웠습니다.
여백을 중요시하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문화죠?
2층 홀은 굉장히 넓습니다. 기자가 업무차 광동성 요리의 중심인 중국 광저우로 여러 번 출장을 다녀왔는데요, 당시 초대받은 중국음식점보다는 작지만, 지금까지 본 국내 중국음식점 중 가장 큰 규모인 것 같습니다.
2층도 가운데 카운터 비슷한 게 있군요.
좌우로 여러 개의 방이 있습니다.
모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인데요, 구조가 참 특이하죠?
가운데 2층 천장까지 툭 터진 공간을 두고 빙 둘러 2층엔 방이 있습니다.
중국 영화를 보면 가끔 나오는 건물 구조입니다.
2층 오른쪽은 개방되었지만, 왼쪽은 개방하지 않았는데요, 너무 넓어 관리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네모 갓이 등인 줄 알았더니 그냥 장식품이군요.
조명을 안 켜도 자연채광으로 실내는 비교적 밝습니다.
탁자는 꽤 넓어 양쪽에 앉아 손을 내밀면 겨우 잡을 정도로 멉니다.
이게 대륙 스타일일까요?
짬뽕특화거리가 조성될 중국음식점이니 짬뽕을 시켜봅니다.
홍합과 바지락이 가득 들어간 짬뽕인데요, 단무지하고 깍두기가 기본 반찬입니다.
처음에 나올 때 밑반찬하고 빈 접시에 수저를 하나 올려주던데 이유가 있었군요.
홍합을 깔 때 손가락으로 요긴하게 쓰고 빈 홍합을 놓을 앞 접시입니다.
짬뽕 맛은 여느 중국음식점과 비슷합니다.
1952년 개업해 67년 된 여기도 그동안 먹었던 중국음식점 짬뽕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무래도 요리 방법이 짬뽕은 비슷하나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기도 합니다. 한국 음식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가 거의 비슷하지 않나요?
면발도 굵고 국물 맛도 짬뽕답게 매콤하고 시원합니다.
등록문화재에서 먹는 짬뽕 맛은? 오랜 역사에서 오는 분위기에 취한 것이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드시는 분들 보니 짬뽕보다 물짜장을 드시는군요.
아하. 아무래도 이 집은 물짜장이 유명한가 봅니다.
오늘도 한 그릇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말갛고 빨간 짬뽕 국물은 다 마시기엔 조금 위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 남깁니다.
붉고 자줏빛이 감도는 것이 중국음식점 다워 보입니다.
2대 사장 조카가 카운터를 보면서 주말이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고 하는데요, 버스 몇 대로 와도 다 앉을 정도로 넓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건물 구조가 특이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활 촬영장소로 이용할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군산을 대표하는 영화 촬영지로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 심인섭(군산시 사이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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