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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송유관 배상 놓고 국방부-토지주 '대립'

국방부 “관련법 따라 5년 치만 개별배상 및 일부 토지만 매입·임차하겠다”
토지주 “공청회 열고 공개 사과 먼저…37년 치 피해배상, 일부 매각 안 돼”

군산 미군 비행장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시설들. 전북일보 자료사진
군산 미군 비행장으로 이어지는 송유관 시설들. 전북일보 자료사진

 속보=주한미군이 군산지역에 무단 매설해 사용한 송유관 관련, 국방부와 지역 정치권 및 토지주들이 피해배상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방부가 제시한 피해배상 기준이 최근 5년간으로 한정됐고, 이마저도 주민공청회 없이 개별 통지를 통해 배상을 진행한다는 점과 송유관 주변 일부토지만 매입 및 임차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국방부는 최근 주한미군 송유관이 무단 매설된 토지 소유주 180명에게 ‘송유관 매설 부지 국가배상 신청’ 안내문을 발송, ‘과거 사용료’ 지급과 함께 ‘향후 사용료’에 대해 일부 토지를 매입하거나 임대차계약 협의 등을 통해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측은 피해를 본 토지주에 대한 배상을 ‘국가재정법’에 따라 최근 5년 이내로 한정하고, 주민공청회 등 공론화 없이 개별적 배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과 토지주들은 국방부가 제시한 피해배상 방법에 주민공청회가 제외됐고, 배상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법적 해석만을 내세워 일방적 ‘통보 행정’을 펼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주민공청회를 통한 공개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 산정 기준에 대한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의 토지 매입 및 임차 계획에 대해서도 양측 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송유관이 경유한 농경지 전체가 아닌 송유관이 매설된 좌·우 폭 4m, 총 8m만 매입하거나 임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토지주들은 8m만 매입·입차할 경우 잔여 농경지는 쓸모없는 맹지(盲地)가 돼 향후 매매 자체가 불가능하고 만약 기름 유출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영농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불가’하다고 맞서고 있다.

한안길 군산시의원은 “37년간 불법 점거한 것에 대한 사과 한마디도 없이 최근 5년 치만 역산정해 배상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주민공청회를 열어 공개 사과를 먼저하고 토지주들과 협의 후 불법 점거 기간에 대한 합당한 배상금 산정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지주 양 모 씨(76)는 “송유관 주변 8m만 매입하거나 임차하면 나머지 농경지는 인근에 자리한 탄약고와 송유관 사이에 갇히게 돼 쓸모없는 땅이 된다”며 “전체 농지가 아닌 일부 매입은 불가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4일부터 1982년 폐쇄된 내항~미 공군비행장 간 송유관 잔존 추정 지점 현장 실사 및 현재 사용 중인 외항~미 공군비행장 간 환경오염 여부 확인을 위한 합동 실사를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토지주들과 협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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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주한미군 불법 송유관
문정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