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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온 전주 지속가능 지표+10

지난달 28일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 전주 지속가능 지표 10주년 기념식.
지난달 28일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 전주 지속가능 지표 10주년 기념식.

2010년 전주 지속가능 지표가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처음 발표되었다. 그 후 10년간 700명의 시민과 180여 개의 단체와 기관이 참여하여 시민과 민관이 함께 만드는 전국 최초의 지속가능 지표 운동을 진행해 왔다.

체온과 혈압이 우리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듯이, 비행기 계기판의 숫자가 비행기의 상태와 가고 있는 방향을 알려주듯이 지표는 우리 지역사회를 보여주는 수단이다. 전주 지속가능 지표는 전주의 지속가능성이 개선되는 점과 퇴보되는 점을 지역주민들이 알 수 있게 해 주며 지역사회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수단이다. 통계청의 조사나 용역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들이 해마다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지속가능 지표는 수많은 통계 숫자들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지표조사 사업이 아니라 지표 운동이라고 정의한다. 전주 지속가능 지표는 UN이 제시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측면에서 전주시를 조명한다는 기본적인 차이 외에도 조사방식과 지표 평가 이후의 과정을 더욱 중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 참여

2007년 지표 운동을 설계할 당시 지표 운동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시애틀의 사례가 모델이 되었다. “지속 가능한 시애틀(Sustainable Seattle) 지표 계획”이라 불리는 이 사례에서는 시애틀의 지속 가능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40개의 경제, 환경, 사회적 지표를 제시하였다. 특히 ‘콜롬비아강에 회귀하는 연어의 수’라는 지표는 멸종해가는 야생 연어의 보존과 지역 환경개선에 성공적으로 기여했으며 물소비량의 12%를 감소시키고 청소년 범죄수를 감소시켰으며 지역주민의 삶의 쾌적성을 향상해 지표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사례였다. 「시애틀의 연어를 보호하기 위한 지표가 시애틀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듯이 우리도 지속가능 지표를 통해 전주 공동체의 경제, 사회, 환경의 장기적인 건강도와 성장능력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고, 지역사회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지름길로 인도한다. 지표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로 똑바로 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돕는 것이다. 지표는 우리를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인식시키며 지역사회를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고무시킬 뿐 아니라 정책입안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줄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과정을 뒤따르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꿈을 꾸며 지속가능 지표 운동이 시작되었다.

전주 지속가능 지표는 사회와 복지, 교육, 경제, 생태환경, 생활환경, 문화 6개 분야의 50개 지표를 통해 전주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6개 분야의 지표 평가위원들이 1월~6월까지 해당 지표를 평가하고 7월 ~12월은 평가한 지표를 향상하기 위한 전략을 행정, 의회, 시민사회와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매년 거치고 있다. NGO 활동가, 전문가, 관련된 지역기관, 언론, 시의원, 전주시 공무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이 평가작업을 진행하는데 이것은 전주시의 행정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주시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하는 작업으로 이를 향상하기 위한 노력 역시 전주시는 물론 민간영역과 다양한 행정기관들의 참여가 요구되는 사업이다. 1992년 세계정상회의에서 전 지구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결의한 이후 많은 도시들이 지속가능 지표를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가 중심이 아닌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지표를 만들고 평가하는 지표로는 국내에서 첫 번째 사례이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환경·교육분야 성과 뚜렷

지속가능성을 진단해온 지난 10년 전주의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 지표로 선정되고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노력을 이끌어 내고자 하기 때문에 지표의 결과는 모든 분야에서 희망과 우려가 동시에 보인다.

환경적으로 지난 10년간 도심공원 훼손을 막고 자연형 하천을 복원한 결과 단절되었던 도심생태축이 연결되어 생물종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과 도심 곳곳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황조롱이, 수달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멸종위기종인 흰 목물 떼 새, 담비도 발견되고 있다. 하천과 도심공원에서 운문산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를 모두 관찰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반면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되는 환경오염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의 증가로 인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증가하였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지난 10년 사이 온실가스 배출량은 12%가 증가, 미세먼지는 새로운 위협요소로 떠올랐다. 생활이 편리해졌으나 생활환경 악화로 삶의 질이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주 원도심지역의 초등학생 수 변화 추이를 나타낸 인포그래픽.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전주 원도심지역의 초등학생 수 변화 추이를 나타낸 인포그래픽.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사회적으로 지난 10년 사이 교육분야가 가장 큰 향상을 이루었다. 중학교 학급당 학생수가 줄어들고, 교육복지예산도 증가하였고, 친환경학교급식도 증가하였으며, 원도심 초등학생수가 10년 만에 증가 추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10개가 넘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지는 등 지역사회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였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자원봉사 참여 시민이 크게 증가하며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늘어나는 것은 전주시의 잠재력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헌혈인구의 감소, 119 출동시간이 개선되지 않는 것 노인교통사고 특히 노인운전자 사고의 증가 등 안전한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는 동네 마트 판매금액과 영화영상물 촬영 소비금액이 향상되었고, 한옥마을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체험객 숫자가 늘어났으며, 2018년 고용률이 1.6%p 향상되었다. 그러나 한옥마을 경기전 입장객 수가 큰 폭으로 줄고, 청년층 유출도 지속되고 있어 한옥마을 관광에 대한 진단과 일자리 정책에 대한 제고도 필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었다.

 

△시민 삶의 질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가능 지표를 통해 볼 때 전주시는 기존 도시들이 지향해 왔던 도시성장 패러다임에서 더욱 과감히 돌아서 새로운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장과 개발 중심, 소유와 소비활동의 증가가 삶의 질을 향상하던 임계점을 넘어 이제는 건강과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도시개발 정책은 성장의 환상에서 깨어나 시민의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핵심 정책으로 대중교통의 혁신, 지속가능 발전교육 확대, 지역문제 해결과 연결된 산업생태계의 구축을 제안했다.

시민사회와 전문가 등 지역사회가 인내심을 가지고 지표의 평가과정을 진행해온 결과 전주시는 민관협력과 다양한 시민참여 수단을 활용하여 시민 지성으로 도시를 바꾸는 실험이 다수 진행되었다. 전주 지속가능 지표 10년, 우리 스스로가 제안한 지속가능도시로 가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 지성의 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강소영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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