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진작가 김동우 개인전
28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
‘뭉우리돌을 찾아서’ 출간도
한 청년 사진작가가 지난 2017년 4월부터 20개월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쫓았다. 중국·인도·멕시코·쿠바·미국·러시아·네덜란드·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9개국에 있는 사적지와 후손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글을 보탰다.
28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에서 개인전 ‘뭉우리돌을 찾아서’를 열고 있는 김동우 사진작가.
그가 주목한 ‘뭉우리돌’은 모난 데가 없이 둥글둥글하게 생긴 큼지막한 돌을 뜻하는 우리말로, <백범일지> 에서 김구 선생의 결기를 함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백범일지>
일제강점기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김구 선생은 순사로부터 “지주가 전답에서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상례”라며 고문과 함께 자백을 강요받았다. 이에 김구 선생은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며 다짐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장인환·전명운 의거지, 쿠바의 독립운동가 임천택·호근덕·이윤상의 후손, 중국 상하이 윤봉길 의거지, 상하이 김구 거주지 터, 미국 안창호의 후손….
적들과 혹은 생존과 목숨 걸고 싸웠던 계곡이며 절벽과 해변의 풍경들도 작품으로 옮겨졌다.
작가는 “가는 곳마다 독립운동가 후손을 수소문했다. 대사관에 연락도 해보고 이도 여의치 않으면 한인회를 찾아갔다”며 “한국인 선교사에게 도움을 청할 때도 많았다. 세계 곳곳에 보석처럼 박힌 그들을 찾아내는 일은 인내를 필요로 했다”고 회고한다.
그러면서 이번 작업은 “우리 스스로 잃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역사를 소환하고 증거하고자 했던 시도”라고 말했다.
작가는 전시회를 열며 사진집 <뭉우리돌을 찾아서> 도 함께 펴냈다. 희미해져가는 역사의 기억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그 ‘기록’의 의미를 더한다. 뭉우리돌을>
김 작가는 만주와 일본, 그리고 국내 독립운동 사적지를 차례로 담아낼 계획이다. 몽골에 비밀 군관학교를 세우려 했던 독립운동가 이태준을 만나 셔터를 누르는 상상을 하며, ‘뭉우리돌을 찾아서 2 - 만주’ 편을 꿈꾸고 있다고.
김지연 서학동사진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학동사진관과 류가헌의 교류전으로서 일 년에 한 번씩 치르는 기획전이다”고 밝히고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찾아 걸어가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응원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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