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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동물 학대 늘어나는 사회, 길고양이 급식소가 반가운 이유

지난달 25일 전북교육문화센터 대강당에서 ‘동물복지 시민대토론회, 동물이 행복한 전주, 준비댕냥?’이란 주제로 전주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지난달 25일 전북교육문화센터 대강당에서 ‘동물복지 시민대토론회, 동물이 행복한 전주, 준비댕냥?’이란 주제로 전주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뉴스 보기가 두려운 요즘이다. 동물이 잔인하게 학대당하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로 전해진다. 길고양이를 토막 내 살해하거나 수 차례 내던져 살해하는 일을 이제 단순하게 한 미친 사람의 이상 행동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학대들이 일어나고 있다. 전북에서도 동물 학대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군산에서 못이 머리에 박혀 다니는 길고양이 이야기에서부터 공원 등에서 사는 길고양이가 먹는 사료에 쥐약을 놓고 죽이는 일까지 심심찮게 등장하다.

어디 길고양이만의 문제야. 개 식용 농장과 반려동물을 파는 샵에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농장의 열악한 환경과 학대는 인간사회의 폭력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최근 전주시가 추진하고자 했던 반려동물 놀이터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은 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 혐오의 수준을 살필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

 

“동물 학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봐야”

동물 학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으며 최근에 <동물학대의 사회학> 이라는 책으로 소개된 바 있는 미국의 클리프턴 P. 플린 교수는 동물 학대가 사회에서 무시되어 온 가장 큰 이유를 동물의 가치가 인간에 비하여 낮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조항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동물 학대에 대한 범죄는 법 집행 과정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고양이를 여러 차례 패대기쳐 죽인 남성은 성실하게 수사를 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이미 법 조항 강화 전부터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가벼웠다. 이른바 ‘고양이 공장’ 사건의 가해자는 수 백 마리의 고양이를 죽였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나기도 했다. 동물 학대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또한 동물 학대 등의 범죄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개인이 벌인 사건으로 여기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여러 학자들은 동물 학대가 인간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플린 교수는 미국의 사회복지사 등의 보고서 등을 토대로 다양한 인간 폭력과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폭력, 여성을 학대하는 가해자의 경우 상당수가 가정 내 반려동물도 학대한다는 연구를 소개하며 동물 학대를 무시하는 것은 폭력을 되려 장려하고 심리적 문제를 방치하는 결과를 부른다고 했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의 사회학과 잭 레빈 교수는 최근 KBS <시사기획 창 : 동물 학대와 인간> 에 출연하여 “어떤 종류의 동물학대를 통해서는 인간에 대한 폭력도 예측할 수 있다. 연쇄살인범들이 살인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전조를 보였는지 알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경고신호가 별로 많지는 않다. 그중에 한 가지 두드러지는 경고 신호가 바로 반려동물 학대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유영철과 강호순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동물을 학대한 전력이 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유영철은 어릴 적부터 쥐와 강아지 등에게 가혹 행위를 했으며, 강호순은 개 사육장을 운영하며 잔혹하게 도살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위디스크 양진호 회장은 직원들에게 일본도와 활로 살아있는 닭을 도살하라고 지시하고 본인이 직접 도살하기도 했다. 더 안전하고 덜 폭력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동물 학대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전주시 길고양이 급식소가 반갑다”

이윤자 전주시의원이 지난 7월 24일 발표한 5분 발언에 따르면 전주시는 반려동물 유기 지역 전국 상위 10곳 중 6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9075마리가 버려졌다. 통계에 드러난 수치에 불과하다. 전북으로 확대하면 그 수는 2만 마리가 넘어선다. 이런 상황에서 반려동물 놀이터 건립에 대한 반감, 유기동물 보호센터 건립 취소 등 동물 혐오에서부터 오는 반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전주시의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은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길고양이를 ‘무릎 아래 작은 이웃’이라 부르며 돌봤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급식소 관리를 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전주시도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과를 설치하고 길고양이 급식소 관리 등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적극 돕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길고양이를 숨어서 돌봤던 시민들은 급식소 운영이 길고양이를 비롯해 동물을 혐오하는 사회적 시선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무엇보다 행정이 동물 복지에 적극 나선다는 것은 시민들의 인식 전환의 필수다. 그런 점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길고양이 급식소가 잘 운영이 된다면 조금이나마 동물 학대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주변에 가장 약한 이웃이며 언제 생명을 빼앗길지 모를 위협 속에서 살고 있는 길고양이와 이들의 든든한 벗인 돌봄 시민(캣맘)들이 모두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동물과 더불어 사는 전북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문주현 자유기고가

 

문주현 자유기고가
문주현 자유기고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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