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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전북 병'을 키웠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전북은 선거 때마다 진영논리에 갇혀 선거의미가 퇴색됐다. 지역주의가 근간을 이루면서 지역감정이 선거 결과를 결정했다. 인물중심이 아닌 특정정당의 공천이 당락을 갈랐다. 선거의 중요성은 알지만 지역정서의 높은 벽은 넘지 못했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특정정당 일변도로 가다보니까 소통부재로 지역이 무력증에 빠졌다.

그간 국회의원이나 시장 군수 등 선출직들을 제대로 뽑았는가는 의문이 간다. 민주당은 진입장벽을 높게 쳐버려 그들만의 리그로 공천자를 결정, 일방통행이 되었다. 이 때문에 깜냥도 안된 사람들이 중책을 맡았지만 역량부족으로 성과를 못냈다. 자신과 그 가족들만 팔자놀음하다 끝났다. 단체장은 한번 하기가 어렵지 한번 하고 나면 두 세번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 없다.

단체장은 시대의 흐름을 읽어 비전을 제시할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숫자가 많아 다소 전문성이 떨어져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체장은 지방의원과 달라 모든 걸 잘 알아야 한다. 최종 판단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다. 그런데 단체장들이 이 같은 역량을 갖췄냐는 것이다. 이들은 소통령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 인사권 때문에 공무원들이 옴짝달싹 못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비난했다가는 목이 날아갈 정도로 위세가 대단하다. 단체장을 정점으로해서 명령만 내리는 구조다. 충견은 없고 오직 단체장 주변에 삽살개만 모여 있다.

전북은 1인당 소득이 꼴찌고 지역발전이 터덕거린다. 그 이유는 국회의원과 단체장이나 주민들 모두가 악착스러운 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유능한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별로 없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존재감도 없다. 재직 때는 거의 용비어천가 수준의 칭송을 듣지만 임기가 끝나면 업적이 없다는 호된 비판만 듣는다. 유종근 전지사는 한국소리문화전당이나 용담댐 우회도로 건설 등 실세지사답게 일을 많이 했다. 김완주 전지사는 포퓰리스트라서 시끄럽게만 하다가 끝났다. 자기 사람 챙기는데는 열중했다.

LH 유치가 좌절되자 느닷없이 부영으로 하여금 프로야구 10구단을 창단한다고 너스레를 떤 걸 보면 순발력 하나는 대단했다. 그가 전주시장 때 전임 강현욱 지사를 끊임없이 흔들면서 마치 홍위병들과 함께 일제잔재 청산에 나선다고 전주종합경기장 수당문 현판을 뗀 것을 보면 전시행정의 달인임을 엿보이게 했다. 김 전지사가 가장 잘못한 일은 줏대없이 200만 도민과 함께 MB한테 큰절 올린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이다. 과거 임금님한테나 쓸 수 있는 용어를 거침없이 쓴 사은숙배 형식의 편지는 두고두고 지탄받아야 한다. 전주시장과 야당지사 때 잘못한 일이 있으면 책임지면 되지 비겁하게 면피성 편지를 쓴 것은 자존심 상할 노릇이었다.

지금 인구 182만이 무너지면서 전북 곳곳에서 위기가 감지된다. 김승환 교육감이 상산고를 재지정에서 탈락시키려고 온갖 책동을 다해 상산고나 전북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힘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어도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점수를 지키면서 신중하게 대응했어야 옳았다. 아무리 교육감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시도교육청과 달리 기준점수를 80점으로 높게 책정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최근 김 교육감이 대법원에서 4차례나 인사개입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가장 깨끗한 것처럼 도덕성을 확보했다고 여겨온 김 교육감이 앞으로 무슨 염치로 지휘봉을 잡을 것인지가 더 걱정이다. 이쯤되면 도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순리다.

김 교육감이 교육감으로 선출된 것도 진보색채가 강한 민주당이 이 지역을 장악한 탓이 컸다. 전교조와 민노총이 앞장서서 그를 선거 때마다 지지해와 도민들은 뭣도 모르고 함께 따라간 것이 패착이었다. 재선인 김승수 전주시장이 종합경기장, 리사이클링센터, 도시재생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전문성 결여로 시정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 건설사업은 금싸라기 땅이어서 절대로 임대로 줘서는 안 된다. 일본기업이나 다름없는 롯데쇼핑에 임대로 못 줘서 안달한 것처럼 보이는 김 시장의 모습이 측은해 보인다. 더 한심한 것은 잘못을 지적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가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간 전북을 민주당 판으로 고착화 시킨 것이 불행의 씨앗이다. 끼리끼리 해 먹는 동종교배 방식으로는 전북병을 낫게 할 수 없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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