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염좌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비교적 흔한 근골격계 손상이다. 대부분의 경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스포츠 활동 등의 야외활동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목이 발바닥측으로 심하게 굽혀지고, 엄지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발목의 바깥쪽 복사뼈 주위 인대조직이 손상되는 내번(Inversion) 염좌가 가장 흔한 손상 패턴이다. 이 경우 발의 바깥쪽에서 관절을 잡아주고 있는 근육이나 힘줄조직이 별안간 과도하게 당겨져 늘어나거나, 심하면 힘줄을 이루는 섬유 가닥 일부 또는 전체가 찢어지는 파열이 발생하기도 하고, 나아가 힘줄이 당겨지면서 힘줄 부착 부위의 뼈 조직 일부가 뜯어져 나오는 견열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발목을 삐었는데 발을 딛지도 못하게 통증이 극심하거나, 발목 주위가 심하게 부어오른다면 골절 가능성이 있으니 단순방사선검사(X-ray)나 초음파검사를 통해 다친 부위의 골절 동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손상 초기에는 골절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설사 다친 날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 해도, 일주일 이상 증상 호전이 없다면 재검사를 시행해야 할 수 있다. 골절로 확인되면 일정 기간 관절 보호를 위한 고정치료가 필요하며, 고정기간은 가능하면 짧을수록 좋다. 또 고정을 하고있는 중에도 환부 이외의 발가락과 무릎, 고관절 등은 꾸준히 관절운동을 시행해야 고정치료 이후에 발의 기능 회복이 원활할 수 있다. 이때 어혈을 풀고 손상된 연조직 및 골조직 회복을 돕는 한약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골절이 아닌 경우 또는 골절이 발생해 고정치료를 마치고 난 후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한의학적 치료가 증상 호전에 큰 보탬이 된다. 손상된 힘줄조직 주위에 침구 및 약침 치료를 통해 환부의 통증과 부기를 개선할 수 있고, 발목관절의 골격구조물과 주위 근육들에 추나요법을 시행하여 삐끗하면서 왜곡된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고, 해당 부위의 국소 순환을 도울 수 있다.
대부분의 발목염좌 환자들은 1~3주, 파열이나 골절 등의 심한 손상이라 해도 대개 약 8주 내에 다친 곳이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증상이 다소 경감된 후 더 이상의 호전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발목 통증을 호소하곤 한다. 특히 오래전에 발목을 다친 뒤로 같은 곳을 반복적으로 다친다는 분은 손상된 조직이 온전히 수복되기 전에 직장 근무를 비롯한 일상 활동으로 인해 미세한 손상이 다시 발생하고, 재차 복구되려던 중에 또다시 미세손상이 누적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급성 염좌손상이 만성 힘줄병변으로 이행되는 것이다. 중요한 또 다른 원인으로는 다친 조직은 복구가 되었으나, 손상으로 인해 저하된 발 자체의 민첩성이나 고유의 균형감각이 미처 회복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즉 다치기 이전이었다면 삐끗할 뻔했지만 다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을 상황에서, 발의 고유수용성감각 저하로 인해 쉽게 다치게 되는 경우다. 이때에는 구조적인 복구와 함께 발의 기능적인 회복을 함께 도모해야 하며 눈감고 한 발로 서있기, 푹신한 방석 위에서 한 발로 중심잡기 등 다양한 운동법을 통해 약해진 발의 민첩성과 균형감각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급성적인 손상이든, 만성적인 통증이든 환자의 현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증상 개선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동찬 우석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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